설날, 거제 일가족 숨져...빚 때문에 자살한 듯

설날, 거제 일가족 숨져...빚 때문에 자살한 듯

2015.02.23. 오전 08: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명절 기간 동안 어떤 삶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그런 이웃들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명절 잔혹사다, 이렇게 제목을 붙여봤는데요. 저희가 준비한 사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거제 일가족 5명이 숨졌습니다.

차량 안에서는 수면 유도제, 소주와 음료수병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가장 그리고 부인 그리고 어린 자녀 3명 이렇게 해서 5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에서는 가장이 가족들을 먼저 살해를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죠?

[기자]
지난 20일 새벽에 발견이 됐어요. 그러니까 제가 근무를 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서 조금 취재를 했는데요. 경남 거제시 둔덕면의 도로 갓길에 세워진 SUV 안에서 5명 일가족의 시신이 발견이 됩니다.

35살 유 모씨, 39살 아내, 그리고 쌍둥이 아들 6살 그리고 딸 9살의 아이가 발견이 되었습니다. 설을 맞아서 원래는 부산에 있는 본가로 오기로 했었는데 이 사람들이 그 전날에도 도착을 하지 않자 동생이 실종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CCTV를 통해서 경찰이 차량의 이동경로를 추적을 하다 보니까 거제시 둔덕면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유 씨와 모든 가족들이 배를 흉기에 찔린 상태고 SUV 차량을 화면에서도 보이지만 처음에 들어온 원 자료를 봤을 때는 굉장히 잔인한 살해가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혈흔도 많이 발견되었고 아직 어린아이들인데 가슴이 아픈 이런 사고였는데 경찰은 일단 수면유도제가 아까 말씀을 드렸듯이 수면제가 있었고 소주병도 있었고요. 그리고 유 씨가 자해흔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걸 봐서 유 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에 자신도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국과수 결과도 1차적으로 나온 상황입니다.

[앵커]
39살의 부인, 9살의 딸, 6살의 쌍둥이 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요. 추정되는 자살이나 이번 살해에 대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기자]
일단 은행과 신용카드회사에서 1억 5000만원 정도의 빚이 있었고 또한 10일 전에는 거제에서도 10평 정도가 되는 원룸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신용위원회에 개인회생 신청까지 했었다고 하는데 그런데 한 가지 취재를 하면서 의문이 든 점은 1억 5천만원 정도, 그러니까 물론 큰 돈입니다. 이 돈을 갚으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할 텐데 1억 5000만원만 가지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고 자신도 명절 연휴에 자살할 만한 그런 동기가 됐을까, 다른 사연이 있지 않았을까, 가족불화라든지 아니면 다른 금융권에서의 또 다른 빚이라든지, 아니면 우울증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추측해 볼 수 있게 하는데요.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앵커]
정리를 하자면 사실 1억 5천만원의 빚이 있지만 개인회생을 신청해서 월 40만원씩 5년 동안 한 2000만원만 갚고 나머지 1억 3천만원은 탕감이 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이 가장 같은 경우에는 중소 조선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월 200에서 300만원을 받는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쉽사리 이해는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과연 월급 200에서 300만원을 받는 사람이. 그리고 개인회생까지 받아들여졌거든요. 굳이 이걸 생계난을 이유로 해서 가족까지 죽일 필요가 있었겠느냐. 이거는 제가 볼 때에는 빚에 얽힌 사연이 있었을 것 같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빚독촉이라든가 사채업자의 어떤 강압이라든가. 또는 부인과의 마찰도 있지 않았을까. 또는 보험금에 대한 조사를 해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데 어쨌든 그런 사망 원인은 경찰수사가 나올 때까지 저희가 추정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요. 그런데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살해하는 가장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인터뷰]
가장의 책임 부분이라는 게 있겠죠. 가장이면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지 있지 않습니까? 결론은 이렇게 자살까지 몰렸다고 하는 것은 그게 안 됐다는 얘기겠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아내, 또 부인까지 내가 책임지고 데려간다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저번 시간에도 언급을 드렸습니다만 가족들을 개인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고 나의 소유물 이렇게 보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앞에서 변호사님도 말씀을 해 주셨지만 1억 5천만원 보다는 보니까 집의 계약금, 잔금을 치러야 되는데 그걸 못 치렀다고 해요. 그러면 당장 명절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가장 큰 문제거든요. 집을 빼야 되니까요. 아마 그런 게 겹쳐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다음 사건도 한번 알아볼 텐데요. 어머니께 드리는 마지막 용돈입니다. 40대 일용직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마지막에 어머니에게 10만원을 보내드렸습니다.

용돈을 많이 못 드려 죄송하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 명절에 꼭 집에 오라는 답변까지 했지만요. 이 사건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어제 오후 그러니까 명절 마지막 날 발생한 날입니다. 어제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은평구의 2층짜리 단독주택 2층에서 세들어 살던 40살 차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방 안에는 번개탄 여러 개를 피운 흔적이 있었고 창문 틈새는 모두 테이프로 밀봉되어 있었습니다.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인데 경찰은 집앞 CCTV와 부패정도를 보고 13일 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명절 앞날에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2010년부터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이었고요. 그러니까 배우자나 아이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집 주인말에 따르면 3달치의 집세가 밀려 있었고 연휴가 끝나는 일요일에 그 이야기를 하러 갔다가 시신을 발견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앞서 앵커가 말씀을 하셨지만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낸 이후에 연락이 두절이 돼서 어머니는 답장을 기다렸지만 답장이 없었고요. 어머니가 경찰에서 얘기를 하신 것이 아들이 혼자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괴로워했고 최근에는 일용직마저도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이 동시 굉장히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앵커]
명절에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어머니에게 돌아온 거는 사망통지서였을 것 같은데 전문가 분석을 보니까 이런 명절 특히 설이나 추석처럼 가족들이 많이 모시는 이런 명절 전으로 해서 자살이 많이 일어난다고 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우선 평소에 잘 모이지 않던 그런 가족들이 모였을 경우에는 또 이제 좋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게 비교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는 어떤 게 잘됐는데 너는 어떠냐는 대화를 하다 보면 스스로가 위축이 되는 경우가 있겠고요.

또한 아예 만나지 못한 경우가 있어요, 가족들이요. 그런 경우에는 내가 다른 사람들은 즐거워 보이는데 나는 왜 이럴까, 비관하는 측면이 강해지다 보면 결국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는 경우로 느는 게 보이는데요. 명절의 부작용, 비극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인터뷰]
저는 외로움과 소외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자녀들이 모였다가 일시에 빠지거든요. 그러면 부모들이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중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 혼자 계속 살아야 되나라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래서 가족간 유대가 끊어진다다는 게 참 서글픈 현실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또 하나는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라는 장치가 무너졌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긴급생활구조센터라든가 또는 건강지원센터, 정신건강센터를 자꾸 찾아보고 그래야 되는데 그냥 앉아서 기다리거든요, 와주기를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사회안전망 장치가 무너진 점에 대해서 또 소외와 외로움이 많이 발생한다는 데 대해서 우리 사회가 병들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앞서 박 변호사님도 말씀하셨지만 노인빈곤율이 현재 5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인빈곤율이 48% 에요, 2013년 기준으로요.

이렇게 보면 OECD 34개국 가운데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것이고 노인들의 자살율도 OECD 중에서 인구 10만명당 81. 9만명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명절 때 음식을 준비하고 이런 것들 때문에 주부들의 증후군이 있다, 이랬더니 주부만 그러냐 남편들도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 심각한 건 어르신들이거든요.

어르신들도 명절 증후군을 느끼고 있는데 저희가 준비를 해 봤지만 노인 명절 증후군이 있습니다. 극심한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명절 기간 때 2배까지 는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있는데 대표적인 사건을 홍상희 기자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어제입니다. 용산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89살 양 모 씨가 목을 매서 숨졌습니다.

2년 전 부인을 잃었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19일에서는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91살 김 모씨 여성이 5층 창문으로 뛰어내려서 숨졌습니다. 김 씨가 최근에 경로당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말 때문에 우울해 있었고 그런 것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설 다음 날인 20일에도 사건이 있었는데요.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택에서 69살 남 모 씨가 목을 메고 숨져 있었습니다. 설날인 19일에 딸과 말다툼을 벌였고 딸이 말다툼 이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버리자 혼자 남아 있다가 이런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그런데 말이죠, 생활고를 비관해서 자살을 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된 게 80년대 후반이거든요. 그러다 1988년 13대 국회에서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노무현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앞으로는 삶이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30년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이냐면 앞서 변호사님이 언급을 한 것처럼 우리가 과연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는 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갖춰져 있지 않으면 앞으로 30년 후에도 계속 삶이 힘들어서 삶을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앵커]
실제로 70세 이상 노인의 자살시도율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그런 통계도 있는데요. 이 통계를 보면 2010년에 224건이었는데 2013년에는 397건. 거의 두배가 증가했습니다.

7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면 사실 어떻게 보면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면서 삶을 통달했다고 이렇게 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참 이해가 되는 듯하면서도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마는 실제로 정말 생활이 어렵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놀라운 점은 명절이 지나고 나면 어르신들께서 상담요청을 하는 게 자식들이 돈을 달라고 하는데 집을 팔아달라고, 사업자금을 달라고 하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요라는 이런 질문이 꽤 있어요.

[앵커]
상속을 재촉하는 자녀들 때문에 고민을 하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인터뷰]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에도 이렇게 재산이 충분히 했지만 어떤 자식과 그런 갈등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식들 입장에서는 정말 부모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게 명절인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뭔가 젊을 때 받았던 그런 사람들이 끝까지 더 받아내려고 하는 그런 측면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나중에 후회해도 너무 늦거든요.

[앵커]
어르신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에 이런 저런 증후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 미리 막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게 있는지 한번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약이나 자살도구를 모으거나 중요한 물건을 가족에게 갑자기 물려주겠다고 하고 죽음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하고 폭력적이거나 거친 행동을 자주 하는데 저는 이 자료를 보면서 저렇게까지 징후를 보일 때까지 자식이 과연 저런 징후를 눈치챌 수 있을까요.

평소에 잘했으면 저런 일도 없었을 텐데 자식들이 미리 알기에는 쉽지 않는 그런 측면이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전화를 자주하고요. 자주 찾아뵙고 또 손자, 손녀, 외손자, 외손녀가 자주 방문을 하도록 해야 되는데 요새 그러지를 못 합니다. 또 하나는 뭐냐하면 자녀들이 부모에 대해서 상속문제에만 관심이 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치매, 이게 걸리다 보니까 거의 요양원에 방임하다시피 합니다.

이런 게 정말 앞으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자] 앞서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인구 10만명당 노인자살율을 보면 고령화사회가 더 심각한 건 이웃나라 일본 아닙니까? 일본의 경우보다 4배 노인자살율이 우리가 높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17. 9명입니다, 10만명당. 우리는 89. 3명 이렇게 됩니다. 81. 9명 이렇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병원에 전화를 해 봤어요. 노인 우울증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되느냐, 삶에 대한 이유를 찾아줘야 한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서 종교생활이나 평생교육, 재취업, 자원봉사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기면 된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사회안전망이 우리에게 있습니까?

[앵커]
그러니까 여유가 있는 분들은 그런 자신의 재산을 갖고 노후생활을 지킬 수도 있고 잘된 자녀를 듄분들은 그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 소외계층이나 이런 분들은 챙겨주는 분들도 없고 자녀들도 어렵다는 이유로 연락도 잘 안 드리고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 오히려 그런 걸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독거노인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사회복지예산이 많이 들어갑니다. 독거노인에 대한 어떤 지원을 사회복지사에게 방임한다는 이런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사회안전망에 관련된 여러 가지 제도나 예산 이런 것을 막 쏟아냅니다. 그렇지만 정말 수혜자인 독거노인들이 알 수 있습니까? 모릅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안타까운 소식일 수밖에 없는데 즐거워야 될 명절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이런 어르신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이런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는 소식이 더 이상 전해 드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그 근본은 가족들과 자녀들이 더 잘해야겠지만 국가 차원에서도 소외계층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조금 더 촘촘하게 메워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