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사상 최악' 원인은?

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사상 최악' 원인은?

2015.02.11.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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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사상 최악'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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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아침 인천 영종대교에서 100중 추돌사고라는 사상 최악의 추돌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한치 앞이 안보이는 안갯속에서 운전자들은 서로 피할 새 없이 사고 대열에 합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사고 목격자]
"시야는 2~3미터 밖에... 서행 중인데도 봉고차가 완전히 받쳐 있더라고 살짝 정지하는 순간에..."

[인터뷰:김시종, 제보자]
(평소에도 인천공항 운행 자주 하시는 분이시죠?)
"네."
(오늘 같이 이런 날 자주 보셨습니까?)
"처음 봤습니다. 전쟁터입니다, 전쟁터."
(사고가 난 상황도 그렇지만 운전하기에 이렇게 악조건인 상황이 그렇게 흔한 날은 아니죠?)
"네, 그렇습니다."

4중 추돌에서 시작된 사고는 1시간도 안 돼 무려 100중 추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영종대교는 바다로 둘러 싸여 있어 바다에서 올라오는 해무가 잦은 곳이긴 하지만 어떻게 100중 추돌 사고까지 번지게 됐을까요?

사고가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기상상황이 가장 컸습니다.

최근 잇따라 내린 눈과 비로 대기 중에 수증기 많아진데다 해무까지 더해져 짙은 안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게다가 사고 시간 당시에는 안개가 다리 중간 중간에 끼어 있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정확한 상황을 인지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인터뷰:김시종, 제보자]
"안개가 부분적으로 끼었기 때문에 안개 낀 데에서는 차들이 서행을 하면서 달리다가 안개가 걷히니까 거기서 어느 정도 속력을 낸 상태에서 가다가 다시 안개가 끼니까 거기서 충돌이 계속 일어나는 겁니다."

부분적으로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들은 감속 없이, 평균 100km 속도로 달려야 하는 영종대교 위를 달릴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최초 사고 발생 지점으로 가는 길이 내리막길이었기 때문에, 뒤따라 오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 결과 사고 차량들은 종잇장처럼 찌그러졌고 운전자들은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손영진, 제보자]
"부상자는 많습니다. 지금 버스 사이에 낀 차가 제가 본 것만 해도, 버스 사이에 낀 차만 7~8대가 되는데 버스 사이에 차들이 납작하게... 그 당시에 앞에서 사고 나고 계속 차가 추돌하고 그랬거든요. 정차해 있는 차가 뒤에서 와서 또 앞 차를 박고 또 그 앞차가 또 박고 하다보니까 지금 제가 본 것만 해도 손하고 머리에 피 흘리는 분들도 꽤 많았거든요."

뒤늦은 수습도 사고가 커지는 데에 한 몫 했습니다.

사고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에서 영종대교는 통행이 금지되거나, 안전판이 설치되는 등의 기초적인 대응도 없었는데요.

이럴 수 있었던 이유는, 인천기상대가 영종대교의 가시거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서해대교 추돌 사고 이후 기상청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던 안개특보제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었던 것인지 의심이 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교량 주변에 안개가 끼게 되면 사전에 안개주의 표시를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인천공항에서 도로전광표지가 많이 설치가 있어서 이것이 제때 고지가 됐는지를 확인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중략) 그리고 현장 교량에 짙게 끼어서 문제가 됐다면 좀더 현장에 파견을 해서 이런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이렇게 안개가 끼었을 경우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차 안에서 전방을 주시하기 보다는 창문을 열고 소리를 이용해 도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인터뷰: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안개 상황에서 운전자들이 전방 상향 상황을 주시하는데요. 오히려 안개가 끼었을 때는 노면을 보고 운전을 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안개가 지면으로 부터 이격돼서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면쪽이 잘 보입니다. 그러니까 지면을 보면서 문을 열고 청각을 이용해서..."

안개 때문에 운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전자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조치는 삼각대를 세우거나 안전봉을 이용해 뒤 따라오는 차량에 주의를 주는 것일 텐데요.

오늘처럼 차량 전조등이 한 치 앞도 밝힐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짙은 상황에서는, 삼각대보다는 불꽃을 신호탄처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불꽃신호. 우리 화약을 이용해서 신호를 내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그나마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운전자도 이것을 휴대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아주 일반적으로 하고 있고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차량 출고 시에 이것을 비치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던져서 신호탄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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