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고 묶어놓고...정신병원 인권 침해 '심각'

발로 차고 묶어놓고...정신병원 인권 침해 '심각'

2015.01.28.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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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폭행하는 것은 물론, 장시간 묶어놨다 숨지는 일까지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인권위는 사건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식사 중인 다른 남성을 발로 걷어찹니다.

몸을 짓누르는가 싶더니 목까지 조르고, 멱살을 잡아 끌기도 합니다.

무릎으로 가슴을 걷어차인 남성은 바닥에 뒹굴고, 무릎을 꿇고 빌기까지 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인권위는 정신병원의 보호사 장 모 씨가 조울증으로 입원한 환자가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특히, 폭행 과정에서 다른 환자들이 태연히 식사를 하는 것을 볼 때 환자들에 대한 폭행이 일상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위는 또 70대 노인을 장시간 격리하고 묶어놨다 사망하게 한 정신병원 원장도 고발했습니다.

72살 전 모 씨가 지난 2013년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뒤 17시간 50분 동안 묶여있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원장 최 모 씨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에 진정된 정신보건시설과 관련된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혹행위나 폭력에 얽힌 사건이 두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권위는 정신병원이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만큼 폭행 등 인권 침해 사건이 일어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조영국, 인권위 장애차별조사2과 조사관]
"직권조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 방점을 찍고 있고요. 또 하나는 CCTV의 보존 기간을 한 달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방법, 또 하나는 폭행 발생 시에는 관리·감독의 책임자인 병원장에 대해 연대 책임을 물을 필요성(이 있습니다.)"

은밀하게 벌어지는 정신병원 내 인권침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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