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할머니는 54명..."일본 사죄하라"

남은 할머니는 54명..."일본 사죄하라"

2015.01.28. 오후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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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던 할머니 한 분이 며칠 전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열린 수요 집회에서는 할머니에 대한 추모와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1,163번째로 열린 정기 수요 집회 현장에 사진 없는 영정이 모셔졌습니다.

지난 26일 여든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고 황선순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른 참가자는 물론 고사리손의 아이까지 꽃을 바치며 할머니의 넋을 기렸습니다.

[인터뷰:유재현, 중학생 참가자]
"지금쯤 훨훨 자유롭게 날고 계실 황선순 할머니 마음의 짐 내려놓고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황 할머니는 꽃다운 16살 무렵인 1942년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깜빡 속아 위안부로 동원됐습니다.

남태평양의 외딴 섬에서 3년이나 일본군의 치욕을 견디다 해방이 되고나서 겨우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귀향 후에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다 끝내 눈을 감은 겁니다.

[인터뷰:황선순, 2013년 생전 인터뷰]
"친구가 제일 보고 싶어서 죽겠어. 같이 갔던 친구들..."

황 할머니의 별세로 이제 남은 피해 할머니는 고작 54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 한일 수교 반세기가 되도록 보상은 커녕, 진정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인터뷰:김지엘, 집회 참가자]
"생존자는 54분으로 여생을 하염없이 일본의 진실한 사죄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책임 회피와 역사 왜곡이라는 비겁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남은 할머니들과 참가자 모두는 부디 황 할머니가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마지막 피해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인터뷰:김복동, 위안부 피해 할머니]
"저승에 가서 영혼이 되더라도 일본 아베 총리 멱살을 잡고 흔들어주면 좋겠어요."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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