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공립 어린이집도 아동학대...'토끼귀' 체벌

단독 국공립 어린이집도 아동학대...'토끼귀' 체벌

2015.01.26. 오후 1: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뿐만 아니라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아동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아이 귀를 양쪽에서 잡아당기며 학대한, 이른바 '토끼귀'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YTN 단독보도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정유진 기자!

'토끼귀'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체벌이죠?

[기자]
토끼 귀가 긴 것처럼 귀를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학대한 아이에게 '토끼귀'라고 하면서 체벌한 것인데요.

이 학대 영상은 지난해 6월 시립 어린이집에서 찍힌 CCTV입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아동은 지난해, 그러니까 피해를 입을 당시 3살이었던 이 모 양입니다.

영상을 보시면 24살 보육교사 전 모 씨가 이 모 양을 바닥에 눕히고 귀를 잡아당기는데요.

그냥 장난으로 당기는 게 아니라 나중에는 귀만 잡은 채 누운 아이를 거칠게 일으켜 앉히기도 하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아파서 교사 쪽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데도 양손으로 귀를 계속해서 비트는 모습인데요.

옆에 다가온 다른 보육교사 24살 장 모 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태연하게 무언가를 먹기도 합니다.

보육교사가 이렇게 아이 귀를 잡고 흔든 시간은 5분이나 됩니다.

이렇게 체벌한 이유는 아이가 말을 안 듣고, 대답을 하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겨우 '토끼귀'가 끝나자, 잡은 귀를 놓은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혹시 긁히거나 꼬집힌 자국이 있는지 살피기도 합니다.

학대한 흔적을 학부모에게 숨기려는 것입니다.

그제야 옆에 있던 교사도 놀랐는지 다가와 아이 몸을 둘러봅니다.

이 때 이 양 목에는 손톱에 긁힌 자국이 났는데, 교사들은 당시 원아 수첩에 그 상처는 나뭇가지에 긁혀서 난 것이라고 적어놓았습니다.

이 양의 부모는 집에서 이 양 목에 기다랗게 손톱자국이 난 것을 보고 학대를 의심하게 됐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귀에 피멍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교사들은 처음에는 귀여워서 귀를 만졌다고 했다가 이 양 부모가 CCTV를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교사들이 상습적으로 학대했을 가능성이 의심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기 시흥경찰서에 신고해 조사해보니 결과적으로 이 양 말고도 아동 8명이 더 학대를 당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앵커]
이 어린이집이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공립이라는게 더 충격적인데, 어린이집 운영체는 별다른 제재 없이 다른 곳 들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요?

[기자]
학대를 한 교사 전 씨와 장 씨는 어린이집에서 해직됐습니다.

그리고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로 넘겨져 곧 재판을 받을 예정이고, 어린이집 원장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시청 위탁을 받아 이 어린이집을 운영한 운영업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없이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해당 운영업체가 물론, 문제가 생긴 이 어린이집의 위탁 경영에는 손을 뗐지만 몇 년동안 다른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는 '위탁취소' 처분이 아니라 '위탁 포기'처분만 받아 학대사건 전부터 운영하던 어린이집 여러 곳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 아동의 학부모들은 민간 어린이집에 폐쇄조치가 내려지는 것처럼 이 운영업체도 좀 더 강한 행정처분을 받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정유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