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항생제' 3시간이면 찾는다

'맞춤형 항생제' 3시간이면 찾는다

2014.12.18. 오전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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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테리아가 급속히 퍼지고 있지만 어떤 항생제가 맞는지 찾아내는데 오래 걸려 중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 하루 정도 걸리던 기존의 검사시간을 불과 서너시간으로 줄인 획기적인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어떤 항생제가 듣는지 몰라 이것 저것 쓰다보니 내성이 커진 이른바 '슈퍼박테리아'.

초기 골든타임을 놓쳐 목숨을 잃거나 치료가 어렵게 된 환자.

모두 박테리아에 맞는 항생제를 찾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생긴 문제입니다.

박테리아를 배양해 그 늘어난 개체수로 따지다보니 최소 16시간에서 만 하루 이상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울대연구팀은 항생제에 반응하는 박테리아 자체를 직접 관찰하는 새로운 기법으로 불과 서너시간만에 항생제를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박테리아가 여러가지 다른 항생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비교 관찰하려면 시야에서 달아나지 않도록 잡아야 하는데, 세균을 손상시키지 않고 고정하는 기술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아가로스라는 재료로 박테리아를 못 움직이게 한 뒤 여러가지 항생제에 반응하는 모습을 특수 현미경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것입니다.

내성이 강해 슈퍼박테리아로 알려졌던 세균도 3시간만에 맞는 항생제를 찾아냈습니다.

[인터뷰:권성훈,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기존의 방법은 균의 숫자만 가지고 판별을 한 반면 저희의 방법은 균의 숫자뿐 아니라 모양변화까지 관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항생제에 대해 박테리아가 원형 그대로 있거나, 길어지거나, 부풀어 오르거나 분열되거나, 부풀어 올라 분열되는 등 크게 5가지 형태로 반응한다는 것도 발견해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인터뷰:송상훈,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맞는 항생제를 빨리 알아내지 못하면)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을 수 있고 항균제에도 내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3~4시간만에 항균제 내성 양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 식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이번 연구는 학술 권위지 '트랜스래셔널 메디신' 이달 호에 실렸습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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