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수난 시대...운전석에 칸막이?

택시기사 수난 시대...운전석에 칸막이?

2014.11.26.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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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취 승객에게 폭행당하는 택시 기사 문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운전석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실효성과 예산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안은 없는 걸까요?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일방적으로 얻어맞습니다.

자동차 보닛에 연신 머리를 부딪치면서도 상대편의 허리춤을 꼭 붙들고 있습니다.

택시 요금 3만 원을 내지 않고 가려는 만취 손님을 기사가 붙잡고 있는 겁니다.

30분 동안 이어진 한밤의 무자비한 주먹질은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끝났습니다.

[인터뷰:피해 택시 기사]
"끝까지 나를 이렇게 때리는 거 보니까 이놈은 진짜 악마. 악마보다도 더 그 악마, 진짜 말할 수 없는 심정이었어요."

다른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운전 도중 승객에게 막무가내로 뒤통수나 뺨을 맞는 아찔한 상황도 속출합니다.

지난 5년 동안 택시 기사 등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2만 명.

하루에 10명꼴로 폭행에 시달리는 셈입니다.

택시 기사를 폭행하면 가중처벌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최근 5년 동안 구속된 사람은 100명 가운데 1명도 채 안 됩니다.

운전 도중 폭행하는 게 아니거나 피의자가 초범인 경우 등에는 참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기사 폭행을 막기 위해서 택시 안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운전석을 보호하자는 대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 역시 실효성과 예산 문제로 아직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택시 기사 폭행의 경우 교통사고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한문철, 변호사]
"택시기사를 폭행하게 되면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점차 택시기사에 대한 폭행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전국의 택시 기사는 모두 30만 명.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근무에 취객의 폭행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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