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입원 환자 '황당한 봉변'

대학병원 입원 환자 '황당한 봉변'

2014.11.25.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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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병원에 입원한 60대 여성 환자가 새벽시간에 난 데 없이 병원 직원에게 붙잡혀 끌려다니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환자는 이 충격으로 말도 못하고 식사도 못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졌지만 정작 가해자인 병원 측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우울증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61살 김 모 씨.

퇴원이 임박했던 지난달 31일 새벽 4시 반쯤, 병실 복도에 있는 화장실을 가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건장한 남성이 다짜고짜 손목을 움켜잡고 어디론가 가자며 이쪽저쪽 승강기를 끌고 다녔습니다.

손목에 차고 있던 환자 신원띠를 보여줬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피해 환자]
"(승강기) 문이 확 열리면서 시커먼 사람이 탁 튀어 나와서 무조건 나를 잡고, 개처럼 나를..."

직원의 거친 행동은 몇 분 뒤 간호사가 오고나서야 멈췄는데, 환자는 충격으로 심각한 후유증에 빠졌습니다.

20일이 지나도록 식사는 물론 제대로 된 말과 기본적인 거동도 못합니다.

손목엔 아직도 멍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피해 환자 남편]
"처음 입원할 때는 부축도 없었어요. 혼자 다 걸어오고, 또 기다리는 시간에 배고프니까 나가서, 길 건너가서 나랑 함께 밥 먹고..."

병원의 해명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병실을 무단 이탈하는 환자를 잡으려다 실수를 했다는 건데, 잡으려는 환자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잡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경희대병원 관계자]
"발생한 시간대가 새벽이라서 8층으로 올라갔다는 설명을 듣고 본인(병원 직원) 스스로 판단으로는 바로 올라가면 잡을 수 있겠다라고 판단을 하고 옷 입은 것만 확인하고 올라간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피해는 입원비 일부를 깎아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상상치도 못한 황당한 봉변으로 충격과 실의에 빠진 환자와 가족.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병원의 태도에 울분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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