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신분증' 휴대전화 6천 대 불법 개통

'가짜 신분증' 휴대전화 6천 대 불법 개통

2014.11.23.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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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사람들의 명의를 훔쳐 휴대전화 수천 대를 개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가짜 신분증을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사용했는데요.

휴대전화도 없는 사회 취약계층에게 요금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이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길동' , 이름 석 자를 입력하자, 비어 있던 카드에 그대로 새겨집니다.

주민번호와 주소도 마찬가지, 출력 버튼을 누르자 주민등록증이 프린터로 출력됩니다.

40살 김 모 씨 일당이 자체 개발한 신분증 위조 프로그램입니다.

김 씨 등은 인터넷에서 마구잡이로 개인정보를 사들인 뒤, 이 프로그램으로 만든 신분증을 이용해 고가의 스마트폰을 개통했습니다.

개통된 휴대전화는 주로 중국 등으로 팔려나갔고, 소액 결제 사기 등에 활용됐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이런 수법으로 개통한 휴대전화가 6천여 대, 개인정보가 도용된 피해자가 5천 명에 달하지만 개통 대리점까지 결탁한 점조직 형태라 교묘히 단속을 피해갔습니다.

김 씨 등이 40억 원의 부당 수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많게는 천여 만원이 찍힌 고지서를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이정수,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장]
"(피해자들은) 휴대전화가 없는 사회 취약계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휴대전화 요금 폭탄에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 씨 등 일당 40명을 재판에 넘기고, 달아난 공범 6명도 쫓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위조된 신분증이 다른 범행에도 사용될 수 있다며, 전화 한 통화로 신분증 위변조 조회가 가능한 행자부 ARS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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