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억 로또 당첨자의 비극 [정유진, 사회부 기자 ·최창호, 여의도메타포럼 대표]

242억 로또 당첨자의 비극 [정유진, 사회부 기자 ·최창호, 여의도메타포럼 대표]

2014.10.23. 오후 5:1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제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것 바로 로또입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누구나 한 번쯤 사보신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하지만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 얼마일까요?

814만분의 1.

한 해 동안 한 사람이 벼락을 맞을 확률, 50만분의 1보다도 낮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뚫고 거머쥔 행운이 인생 역전 대신 불행의 씨앗이 된 경우가 많은데요.

지금부터 242억원 로또 당첨금을 모두 날리고 결국 사기행각으로 쇠고랑을 차게 된 한남자의 사연을 추적해 보겠습니다.

[앵커]

로또 1등 당첨. 꿈에서 이루어져도 기쁠 것 같은 얘기인데요.

그런데 이 로또의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의 말로는 왜 이렇게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걸까요?

이번에 사회부 정유진 기자와심리학 박사인 최창호 여의도 메타포럼 대표와 함께 왜 그런지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정유진 기자, 1등 당첨자가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당첨된 주인공은 52살 김 모씨입니다.

김 모씨는 여태까지 근근이 돈을 벌면서 주식을 투자 했던 개미투자자였는데요.

2003년 5월에 복권 1등에당첨되는 이른바 돈벼락을 맞았습니다.

당시에 1등 당첨자가 2명이었는데 배당된 당첨금이 242억 원이었습니다.

세금을 떼고서도 189억 원을 받았습니다.로또복권이 생기고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등 당첨금이었습니다.

김 씨는 자기 앞날이 트였다, 탄탄대로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당첨금은 ‘불행의 씨앗’이 돼서경찰에 붙잡히는 신세가 됐습니다.

5년 만에 당첨금을 다 날리고 결국에는 사기행각을 벌였습니다.

[앵커]

정 기자, 189억원정말 큰 돈 아니겠습니까.

일반 서민 같은 정말 상상도 못할 돈인데 그 돈을 어떻게 다 날리게 된 건가요?

[기자]

갑작스럽게 돈이 생기다 보니까 이걸 어떻게 써야 될지 몰랐다고 합니다.

주변에는 당첨됐다는 사실을 가족을 빼고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요.

아무한테도 말을 안하니까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조언을 구할 데도 없었습니다.

결국에는 계획없이 큰 돈을 주식투자에 썼습니다.

또 서울 강남에 아파트 2채를 샀고요,3, 40억원 정도 썼다고 하고요.

지인을 통해서 병원을 설립하는 투자금에 사용했는데돈을 투자하면서 서류 같은 것을 제대로 쓰지 않아서 나중에는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경찰은 김 씨가 주식관련 자격증 같은 것도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섣부르게 큰 돈을 주식에 투자하다 결국 실패하면서 2008년 말에 당첨금을 전부 탕진했습니다.

[앵커]

이 자리에는 심리학 박사인 최창호 여의도 메타포럼 대표도 함께 나와 계신데요.

189억이라고 그러면 일반적으로는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큰 돈인데 보통 이렇게 로또 당첨되면 흥청망청다 쓰나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우리가 당첨된 사람들을 한국도 그렇고 미국, 영국 다 조사를 해 보면 참 불행하게도 당첨자의 70%가 불행으로 이어졌다는 결과고요.

그중에 30%는 잘 살기도 하고 하는데 그 사람들의 특징은 기존의 일을 잘 영위해가면서 또 사회에 좋은 일도 해 가면서 나누면서 하는 사람들은 잘 살고 있는데 욕심을 부리고 그걸 가지고 또 더 벌려고 했던 사람들 내지는 돈이 갑자기 들어와서 흥청망청 내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흥비라든가 탕진이라든가 아니면 사업실패 이런 것들을 한 사람들은 불행해지고 또 통계자료를 보면 아무튼 행복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조금 이따 제가 말씀드릴게요.

[앵커]

결국 로또 당첨금을 모두 탕진한 김 씨가 사기행각까지 벌이다가 결국결국 경찰에 붙잡혔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수법으로 사기를 친 겁니까?

[기자]

김 씨가 쉽게 큰 돈을 벌고 잃다 보니까 착실하게 돈을 모으기보다는 또 요행을 바란 것 같습니다.

아까 전에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서 또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빚만 늘어났고 결국 김 씨는 2010년에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50대 여성A 씨에게 내가 주식 전문가인데 돈을 주면 투자해서 수익을 내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그 때 피해자A씨는 주식으로 5천만 원을 잃은 상태라 상심이 컸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 씨를 믿고 1억2천2백만 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김 씨는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A씨한테지금 진행하고 있는 민사소송에 이기면 15억 원 받을 수 있다.

면서소송비용 등을 빌려 달라며 A 씨에게 2천6백만 원을 또 빌렸습니다.

A씨가 두 번이나 속은건데요.

정신을 차리고 나서 2011년에 김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수익을 내주겠다고 하고 소송비용 빌려달라고 하고 이런 식으로 했군요?

[기자]

두 차례나 그렇게 사기를 쳤는데요.

그 사실을 알고 김 씨는 도망다니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사무를 보기도 하고 손님응대 같은 것을 하면서 찜질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15일에 경찰에 잡힌 겁니다.

[앵커]

이쯤이면 돈도 상당히 많이 탕진하고 반성을 좀 해 볼 것 같은 분위기인데 그런데 김 씨가 경찰조사과정에서 굉장히 허세까지 부렸다고요?

[기자]

아직도 김 씨는 자신이 돈을 다 잃은 게 아니다.

돌려받을 돈이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조사를 해 보니까 김 씨가 3년 정도 도망을 다녔는데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자기는 돈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곳에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조금 있으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를 조사했던 경찰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경찰]
"주장을 합니다. 갚을 수 있다고. 받을 돈이 있다고 얘기를 하는거죠. 어디 지인한테 받을 돈이 있다 그렇게 주장을 하는거죠. 그럴 돈이 없는데 실제로는."

[앵커]

돈도 없는데 받을 돈이있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심리, 박사님,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까요?

[인터뷰]

일단은 로또가 됐을 때 꿈인지 현실인지를 잘 분간을 못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현실 감각이 떨어지고 투자도 실패를 하고.

지금도 약간 착각적인, 망상적인 게 뭐냐하면 나는 부자고언제든지 돈은 회수할 수 있다고 현실감각이 떨어져 있는 그걸 전문적으로 현실진압력이 떨어져 있다고 하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까 망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있죠. 그리고 지금도 당첨금이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투자된 것이 손실된 것을 인정하지 않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꿈속에서 살고 있는 거죠.

[앵커]

꿈속에서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 김 씨 이야기만 저희가 했지만 로또에 당첨됐다가 오히려 패가망신한 경우가 김 씨 사례만 있는 건 아니죠?

[기자]

또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는데요.

올해 3월에 13억원 로또에 당첨된 30대가 4년 만에 도박으로 돈을 다 날리고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도박으로 하루에 수억 원을 날리기도 하고, 이 남자도 유흥주점을 다니면서 4년 만에 13억 원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0년부터는 물건을 훔치기 시작해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고 물건을 훔쳐 파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재미있는게 도피 과정에서도 또다시 복권 1등이 될거라고 꿈꿨다고 합니다.

그래서 훔친 장물을 판 돈으로 복권을 샀는데 결국에는 철창신세를 졌습니다.

[인터뷰]

그것뿐만 아니라 2005년에서 1등 당첨자가 자살까지 했고 2006년에는 1등 당첨자가 사기하다.

2011년에는 가정폭력으로도 구속이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렇지만 외국에는 더 끔찍한 일들이 더 많습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로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로또에 당첨되면 주변사람과 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불행해진다는 속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 부터 그 이유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로또의 저주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로또의 저주 저희가 이유를 세 가지로 크게 분류를 해 봤는데 첫 번째 이유가 뭔지 좀 보겠습니다.

돈벼락으로 인한 행복감은 9개월이다.

얼핏 생각하면 더 길 것 같은데 9개월인가요?

[인터뷰]

평균 9개월로 심리학자들이 추적조사를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굉장히 이걸로 평생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일도 많이 할 것이다 생각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나라도 1등이 되면서 가족간에 민사소송으로 간 경우가 10건, 그리고 가사 이혼소송으로 간 경우가 2건.

12건 정도의 분쟁도 실제로 있었고요.

그러면서 잠깐 동안은 돈이 들어오면서 행복감에 취하지만 그것은 실질적으로 행복이 아니라 돈이 생기면서 일시적으로분비되는 그런 행복물질이었지 그게 평생의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죠.

돈벼락으로 잠깐 붕 뜬 기분만 드는데 그게 평균 9개월이었다는 겁니다.

[앵커]

로또의 저주, 두 번째 이유도 있겠죠.

함께 볼까요?

[앵커]

두 번째 이유입니다.

[앵커]

로또 당첨자, 현실감각 저하.

현실과 달리 붕 떠있다, 이런 경우겠죠.

[인터뷰]

그렇죠.

갑자기 꿈에서 있었던 일들이 다가오다 보니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돈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생기면 어떻게 정리할 줄도 모르고 우리 아까 같은 사례도 누군가의 컨설팅을 받지 않고 혼자, 가족들끼리 하다 보니까 저런 일이 또 있고 또 문제는 로또 당첨자들의 가장 큰 문제가 대인관계를 기피한다는 거예요.

사람을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앵커]

왜 그런가요?

[인터뷰]

왜냐하면 내게 돈을 뺏길 것도 같고 아니면 누가 또 자꾸 달라고 하기도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을 믿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까 혼자 판단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혼자 판단하게 되면 결국은 감각이 떨어지고 어떤 재태크 수단도 떨어지게 되고 그리고 결국은 인간관계가 끊어지면서 소위감, 고독감.

그러면서 술을 마시면서 엉뚱한 투자를 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을 겪게 되는 거죠.

[앵커]

이번에 로또의 저주, 마지막입니다.

세 번째 이유가 어떤 건지 보겠습니다. 도박사의 오류.

이게 무슨 말인가요?

[인터뷰]

기자님도 말씀하셨는데 이건 나에게는 내가 선택해서 한 거기 때문에 내가 다시 한 번 해도 될 것 같다는 착각이죠. 도박사들은 그러잖아요.

화투장을 자기가 만지면 이게 화투장이 옛날 도신이라는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카드가 바뀔 것 같고 또 내가 조금만 신경쓰면 더 잘 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도둑질한 돈이나 그런 걸로 다시 그걸 사게 되고 그리고 자기가 착각을 하는 거죠, 통계의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사위 던지기를 할 때 한 번 1이 나왔으면 그다음1이 안 나올 거야, 동전 던지기를 했을 때 앞면이 나오면 다음에 뒷면이 나올 거야, 이런 독립사건을 생각해서 된다라고 하는 믿음을 더 갖게되는 오류를 범하게 되죠.

[앵커]

로또의 저주.

행운을 받았는데 행운이 오히려 불행으로 바뀌는 로또의 저주.

과연 이 로또의 저주를 풀려면 특별한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일단 당첨되고 나서.

물론 사회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되고 또 심리학자들의 연구는 원래 하던 일 계속하라는 거거든요.

그리고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주변에 좀 나누고 그리고 좋은 일에 쓰고 그러다 보면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게 되고요.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고 하는데 그 전문가도 공개된 공식적인 전문가여야지 사적인 전문가가 하게 되면 오히려 거기서 사기사건에 연루가 되는.

그래서 당첨이 되더라도 너무 흥분하지 말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거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로또의 저주다, 로또 당첨자 비극 이야기만 해 봤는데 로또가 당첨되고 더 잘된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400억대 최고의 당첨금.

360억 정도를 받았는데. 그분은 동료. 경찰이었는데 경찰은 사직했지만 경찰관 자녀들을 위해서 기부도 하고 또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일들을 많이 하면서 그러다 보니까 지금도 별 문제 없이잘 살고 있는 거고요.

중요한 것은 잘 살고 있는 분들은 혼자 쓰지는 않더라.

그러니까 어려운 사람들이랑 나누고 가족들과도 나누고 그리고 부부관계에서도 사실은 외국에서도 엄청 큰 잭팟이 터졌을 때 중요한 것은 부부가 이혼을 해 버리는.

그런 것들은 사실 좀 안 좋은 거예요.

그런 결과는 결국 저주로 나타나니까 함께 그리고 가족이 함께 간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셔야 됩니다.

[앵커]

결국 로또의 행운이 왔을 때는 함께 나누고 뭔가 기부를 해야지. 저주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말씀이시죠?

[인터뷰]

그리고 일상적인 일은 유지해 가라.

일상적인 게 갑자기 변했을 때 현실감각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일상은 유지하고.

우리 넷이도 같이 사서 나눠서 어떻게.

[앵커]

상상만으로도 로또 된다면.

상상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만약에 당첨된다면 뭘 하고 싶습니까?

[인터뷰]

저는 6개월 동안 쉬고 싶습니다마는 그런데 그건 기대하는 거고요.

중요한 것은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살 때, 발표될 때까지 그 설레임을 소중하게 생각하라.

되고 나서는 너무 흥분하지 말아라, 이게 결론이죠.

[앵커]

정 기자 같은 경우에도 아직 젊으니까 로또 사서 인생역전 한번 해 보겠다, 이런 얘기 많이 할 것 같은데.

만약에 로또가 당첨된다면 어떨 것 같아요?

[기자]

당첨되면 굉장히 기쁜데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고요.

대신 지금보다는 좀더 여유롭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행운은 나눌수록 커지는 거겠죠.

로또 1등 당첨되면 기부도 하고 이렇게 행운을 나누면 저주에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