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홍보' 불법 현수막 난무...왜?

'분양 홍보' 불법 현수막 난무...왜?

2014.10.23.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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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분양한다는 현수막, 거리에서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대부분 불법입니다.

서울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택지지구인 마곡지구에서도 이 현수막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실상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단지인 '마곡지구'.

번듯한 새 도로와 아파트 사이로, 분양 홍보 현수막이 즐비합니다.

구청 허가를 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설치한 것들로 모두 불법입니다.

땅에 떨어져 이리저리 굴러다니거나, 나무에 찢어진 채 방치된 것도 많습니다.

보기에도 안 좋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있습니다.

신축 공사현장 옆 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길을 따라 분양광고 현수막이 촘촘히 걸려 있어 마치 벽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업체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다른 업체의 현수막은 떼어내 버리는 얌체족까지 극성입니다.

[인터뷰]
"저희 모델하우스 앞에다가 타 경쟁업체 현수막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입구만 떼는 거에요."

보다 못한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까지 넣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인터뷰:이정숙, 서울 마곡동]
"정비 깔끔하게 좀 해주고 필요한 것만 조금씩 하면 좋은데 지금은 오피스텔이 많잖아요. 그게 너무 많으니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대형 쇼핑몰과 호텔, 그리고 관공서 등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곳.

주택 분양 물량이 많은 데다 근처 김포 신도시의 미분양 물량 홍보 광고까지 겹치면서 매일 분양 전쟁이 치러집니다.

업체들은 불법인 줄 알고 있지만 홍보 효과가 뛰어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분양 홍보 대행사 관계자]
"어차피, 분양 이런 거 달면 안 되죠. 불법이죠. 근데 저희는 벌금까지 물면서 고수하면서 하는 거니까. 좀 지저분해도..."

불법 현수막은 단속에 걸려도 벌금은 고작 10만 원 안팎.

[인터뷰:정건면, 강서구청 광고물 정비팀장]
"작년 9월부터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으로 현수막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상태입니다. 현재 강서구청에서는 2개 조를 운영해서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으나 인력으로 아무리 떼도 무차별적으로 현수막이 게시되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쪽에서는 걸고, 한쪽에서는 떼어내기 바쁜 분양 홍보 현수막.

허술한 법령과 비양심적인 업체들 때문에 '도심 속 골칫거리'가 돼가고 있습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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