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원'에 목숨 건 배달의 기수들 [한동오, 사회부 기자]

'300원'에 목숨 건 배달의 기수들 [한동오, 사회부 기자]

2014.10.21. 오후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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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에 이은 환풍구 사고, 최근에 안전이 우리 사회에 최고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은 특정 장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이 화면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은데요.

바로, 배달시간을 맞추기 위해 위험천만한 질주를 했던 오토바이 배달직원들의 사고 영상인데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위험한 질주를 하느냐고 탓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돈 300원에 목숨을 건 질주를 할 수밖에 없는 배달직원의 실태, 그리고 대책 지금부터 어떤 부분이 있는 건지 추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화면, 보기만 해도 아찔한데요.

운전자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배달직원들의 위험한 질주의 실태와 원인 알아보겠습니다.

사회부 한동오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운전을 하다 보면 저렇게 위험하게 질주를 하는 경우 인데 이러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전보건공단이 통계를 집계한 게 있습니다.

음식업에 종사하다가 숨진 사람 집계를 낸 것인데요.

최근 9년 동안 무려 250여 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5명 중 4명꼴로 그러니까 85%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숨진 것으로 파악이 됐는데요.

한마디로 음식업에 종사하다 숨진 사람 대부분 이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분은 훨씬 더 많습니다.

신고를 안 하는 경우인데요.

사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제가 직접 거리에 나가서 찍은 화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서울 여의도 광장 쪽 화면입니다.

일주일 전에 저희가 촬영했던 건데요.

보시는 것처럼 신호를 위반하면서 오토바이가 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고요.

횡단보도, 사람들이 건너고 있는데 오토바이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건너는 모습도 볼 수 있고요.

[앵커]

보행자도 상당히 위험스러운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행자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고요.

횡단보도에는 당연히 통행하면 안 되지만 저렇게 보행자와 같이 통행을 하거나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질주하는 이 배달원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앵커]

인도를 가고 횡단보도도 가로지르고요, 상당히 위험한 그런 운전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이 배달하는 분들이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는 그런 이유가 좀 있다고 하죠?

몇 가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부터 좀 짚어볼까요.

바로 고객들의 재촉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실 것 같은데요.

[기자]

저도 재촉전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사실 음식점 업주들은 대부분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촉박한 배달시간이 가장 문제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30분만 지나도 고객들의 독촉 전화가 쇄도를 하기 때문에 음식업주 입장에서는 빨리 배달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 고객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음식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치킨이나 피자 같은 경우에는 조금 늦어도 될 텐데요.

자장면 같은 경우는 조금만 늦어도 면이 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30분 전에 자장면을 이렇게 배달을 시켰습니다.

[앵커]

스튜디오에 자장면을 들고 왔습니다.

한동오 기자가.

[기자]

저희 회사에서 100m 정도 거리에 있는 자장면 집에서 시킨 건데요.

10분 만에 배달이 왔습니다.

[앵커]

10분이요?

[기자]

엄청 빠르게 왔는데요.

보시면 아시다시피 30분이 지났는데요.

면이 분 게 보이시죠.

평소에는 꼬들꼬들한 면인데 불은 걸 보실 수 있고요.

[앵커]

좀 기울여 주시겠습니까?

[기자]

식사시간이 조금 있으면 다가와서 배고프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게 벽돌이 됐습니다.

[앵커]

비빌 수가 없군요.

[기자]

꼬들꼬들했던 면이 불어서 이렇게 비비기조차도 힘든.

면발이 다 불어터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40분 된 거라고요?

[기자]

불과 40분밖에 흐르지 않은 자장면이 이렇게 된 겁니다.

[앵커]

그말은 30분도 길고 10분 안에 와야지 먹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업주 입장에서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3년 전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도미노피자에서 30분배달제를 운영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30분이 지나면 피자가 식으니까 30분 안에 배달 해 주겠다.

늦으면 배달비의 원금,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해 주겠다.

이렇게 했는데요.

배달하던 오토바이 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그래서 논란 끝에 이 제도가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목숨을 건 배달직원들의 질주 두 번째 원인 알아볼까요.

300원 인센티브제.

이 300원 인센티브제가 뭡니까?

[기자]

쉽게 생각하면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배달을 한 번 할 때마다 배달원이 300원, 400원, 500원씩 수당을 받는 겁니다.

그러면 배달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배달을 많이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수당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조금 더 빠르게 배달을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고요.

업주 입장에서는 이게 배달원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 배달원은 빨리 배달해서 이만큼 5000원, 1만원을 벌었고, 다른 배달원은 느리게 배달을 해서 3000원, 2000원밖에 못 벌었다.

이렇게 되는 입장입니다.

이게 일부 상점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대형 프렌차이즈 피잣집, 햄버거집.

대부분의 업체에서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배달원들이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박봉이기 때문에 이런 인센티브가 보충해 주는 면도 있겠지만 사실 사고위험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직접 통화를 해 봤던 음식점 관계자 말씀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음식점 관계자]
(배달할 때마다 300원씩 추가되는 건가요?)
"그렇죠. 풀 근무하게 되면 저희가 최대한 열심히 하면..."

[앵커]

몇 백원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더 빨리 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사고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데요.

그런데 사고 나면 정작 누가 책임져 주는 건가요?

[기자]

원칙적으로 업주가 책임지는 게 맞습니다.

저희 리포트 맨 처음에 보시면 여의도에서 오토바이끼리 충돌했던 사고를 기억하실 텐데요.

그 사고가 교촌치킨이랑 페리카나 치킨 배달 오토바이끼리 난 사고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배달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 그쪽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화면인데요.

이 페리카나 오토바이와 교촌 오토바이가 부딪쳐서 헬멧도 벗겨지고 서로가 많이 다친 사고였는데요.

이 두 분 다 제가 일주일 전에 찾아갔을 때는 모두 다 입원한 상태였습니다.

많이 다친 상태였는데요.

그런데 업주 입장에서는 이게 취직한 지 3일밖에 안 됐다고 해요.

3일밖에 안 됐는데 오토바이 사고가 난 거예요.

그래서 1년 반 동안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벌었던 돈을 고스란히 이 사람들의 병원비로 다 썼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산재보험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험조차 들지 않은 강화에는 경우에는 업주가 대부분 돈을 내게 되는 경우가 있고요.

그리고 보험을 든 경우에는 일정 수준을 이제 보상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앵커]

배달직원의 목숨건 질주, 세 번째 원인 살펴보겠습니다.

안전불감증.

말 그대로 고객이나 식당 주인이나 배달원이나 안전에 좀더 신경을 쓴다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제가 일주일 전에 여의도 거리를 나가봤을 때도 느꼈었는데요.

점심시간이었는데요.

10분에 1명꼴로 안전모를 쓰지 않은 배달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헬맷을 쓰게 되면 귀찮죠.

쓰고 벗고 이게 귀찮은 부분도 있는데요.

이게 얼마나 헬맷이 중요한지 저희가 실험영상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부딪쳤을 때 화면인데요.

시속 50km로 달리던 오토바이가 차량과 부딪치는 승용차와 충돌하는 실험입니다.

이게 몸이 앞으로 튀어오르다가 운전자의 머리가 차량과 크게, 세게 부딪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앵커]

치명적인 부상을 입겠군요.

[기자]

대부분 이렇게 머리부터 다치게 됩니다.

오토바이 사망사고의 대부분은 이렇게 머리에 충격이 가는 경우인데요.

이 헬멧만 써도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안전모를 착용하면 사망 가능성이 40% 가까이 줄어든다고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그리고 뇌를 보호한 효과가 안전모를 쓰면 70% 가까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안전모는 꼭 쓰셔야 됩니다.

[앵커]

이제는 빠른 배달이 아니라 안전 배달에 좀더 신경을 써야 될 것 같은데요.

[앵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겠죠.

사회부 한동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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