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성수대교 붕괴 20년, 지워지지 않는 그날의 악몽 [이경재, 성수대교 붕괴사고 생존자 ]

[뉴스인] 성수대교 붕괴 20년, 지워지지 않는 그날의 악몽 [이경재, 성수대교 붕괴사고 생존자 ]

2014.10.21.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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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사고 때 당시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었고 오늘이 경찰의 날입니다.

그때도 경찰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의 날 표창을 받으러 성수대교를 버스 타고 건너다가 다리가 무너졌고 그래서 죽을 고비를 넘겼던 시민이 있습니다.

20년이 지났습니다.

이경재 씨인데요.

저희가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 위령제 참석 현장에서 하고 계시다고요?

[인터뷰]

네, 방금 끝났습니다.

[앵커]

그때 의경이셨으니까 지금은 40대 초반쯤 되셨겠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당시 상황을 다시 기억하는 자체가 고통이겠습니다마는 재발을 막기를 위해서, 저희가 교훈을 얻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까요.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그날은 오늘 처럼 경찰의 날이었고요.

저희들은 개포동으로 표창 받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항상 다니던 길이었는데그날도 똑같이 아침에 건너는데 자동차들이 가다서다를 했거든요.

신호가 아침에 많이 밀리니까.

그 상태로 가다서다 하다가 같이 상판과 같이 추락을 했습니다.

추락을 하고 잠시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났고.

구해 달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기 때문에 그때부터 저희들이 구조활동을 같이 했습니다.

[앵커]

아니, 지금은 조금 평정심을 갖고 말씀하시지만 그때는 어땠습니까?

다리가 무너진다는 건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건 누구도 상상을 못할 일이죠.

저희도 무너진다고 생각 못 했고요.

평상시에 다니던 길이라 그냥 평상시처럼 편하게 다녔었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상판과 같이 저희들이 추락을 같이 했습니다.

추락한 다음에 정신을 못 차렸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에 살려달라는 소리에 물에떠내려가시는 분까지 구조를 했으니까 굉장히 정신 없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타고 계시던 버스는 어디쯤으로 추락한 건가요, 당시에?

물 위로 추락한 겁니까?

[인터뷰]

아닙니다.

저희가 먼저 상판과 같이 떨어지고, 그다음에 버스가 저희들이 무너진 걸 본 것 같아요.

그러면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앞으로 곤두박질쳤는데 다행히 저희쪽이 아닌 바로 저희 앞쪽 상판쪽으로 뒤집혀서 떨어졌죠.

[앵커]

그렇군요.

[인터뷰]

차가 완전 반조각 됐습니다.

[앵커]

20년 지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그 악몽 같은 기억을 다 잊으셨습니까?

괜찮으십니까?

[인터뷰]

처음에는 잊으려고 많이 노력했고요.

시간이 갈수록 그때 그 느낌, 떨어질 때 그 느낌이 계속 되살아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다리를 건널 때도 항상 빨리 걷는다든가 또 차가 많이 밀리는 다리는 잘 안 건넙니다.

[앵커]

지금도 다리를 건너시는 게 두려우시군요?

[인터뷰]

네, 다리 건널 때는 최대한 빨리 건너는 편입니다.

[앵커]

높은 곳에도 올라가기가 어려우시다고요?

[인터뷰]

네, 높은 곳은 아예 안 올라가고요.

그리고 한 번은 제가 쇼핑몰에 간 적이 있는데요.

거기서도 건물이, 다른 분들이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굉장히 흔들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뛰쳐나온 적도 있습니다.

[앵커]

집도 항상 그래서 1, 2층만 사시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20년 시간이 많이 흐른다고 해서 그냥 해결되고 잊혀지는 게 아닌 거군요.

[인터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잊으려고 생각 안 하려고 하다 보니까 잠시 잊는 거고요.

세월이 지나면서 그와 비슷한 느낌이라든가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게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앵커]

그당시에 정신적인 치료나 그런 걸 좀 받으셨나요?

[인터뷰]

아니요, 저희는 치료라든가 그런 거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앵커]

더더군다나 의경 신분이었으니까 더 그러셨겠죠.

[인터뷰]

네.

[앵커]

이런 큰 사고가 지금도 많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그 사고의 후유증을 겪으실 우려가 있는 분들한테는 그런 정신적인 치료를 꼭 받아야 된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네, 이번에도 큰 사고들이 많이 났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사고 당사자들은 지금 순간 괜찮다 하지만 분명히 트라우마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진찰을 해 주시고 상담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계속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 국민들 또는 우리 사회에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짧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사고가 항상 지금 인재로 자꾸 일어나고요.

어쨌든 어른들이 문제를 자꾸 생기게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

각자 하는 일에서 감독하시는 분이나 현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다들 책임감을 갖고 더 신경 써가지고 하신다면 이런 인재는 조금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선생님, 완전히 다 회복되시기를, 마음까지요, 그렇게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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