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를 걷는 사람들

환풍구를 걷는 사람들

2014.10.20.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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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풍구 추락 사고로 10여 명이 숨졌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환풍구 위를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지하철 환풍구, 과연 이렇게 걸어다녀도 안전한 걸까요?

이승민 앵커의 보도입니다.

[앵커]

사고가 난 판교 환풍구입니다.

3미터, 5미터로 15제곱미터 면적입니다.

사고 당시에는 20여 명, 30명에 가까운 사람이 올라갔죠.

성인 평균 몸무게를 65킬로그램으로 보면 2톤에 가까운하중이 가해졌다는 얘기입니다.

환풍구에 적용할 딱 맞는 조항은 없지만 국토교통부가 건축물에 적용되는 고시를 보면요.

1제곱미터에 100킬로그램의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15제곱미터면 1.5톤이니까 이 기준을 적용했다 하더라도 2톤의 무게는 위험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올라가지 않는 게 답인데요.

판교 사고 이후 사람들의 인식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펴볼까요?

사고 이틀 뒤 대한문 앞 모습입니다.

환풍구에 여전히 사람이 올라서있는 모습 볼 수 있습니다.

위험천만이죠.

오후가 되자, 이렇게 임시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계선이 쳐졌는데요.

이번엔 명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많은 사람들이 환풍구 위를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환풍구는 서울시내에에만 6천 곳 넘게 존재하는데요.

이번에 사고가 난 곳처럼 아예 규정이 없는 주차장 환풍구나 상가 환풍구가 3천 6백 곳에 이르고요.

그나마 철도 규정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지하철 환풍구가 2천 4백여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하철 환풍구 마저도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와 같은 높이로 설치된 것이 천7백여 개, 대다수고요.

30cm이상 높이에 설치된 것은 천 5백여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나마 지하철 환풍구는 강력한 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이렇습니다.

이미 휘어질대로 휘어져서 지나가기조차 위험해 보이는게 지하철 환풍구의 현실입니다.

일단 다양한 환풍구에 적용할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어야겠지만 준용할 규정이라도 지키고 있는지 먼저, 점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사고 이후에도 선뜻 올라서는 이 시민들의 지나치게 용감한 인식, 이 인식도 이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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