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은 집창촌...'절반의 성공'

사라지지 않은 집창촌...'절반의 성공'

2014.09.23. 오전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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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특별법 시행 1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의미에 대해 사흘에 걸쳐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집중 단속 대상이었던 집창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형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도로를 따라 쭉 늘어선 포장마차 행렬.

떡볶이와 어묵을 파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불과 2년 전, 서울에서 손꼽히던 집창촌이 있던 곳입니다.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진 뒤 대대적인 단속을 거쳐 포장마차 거리로 거듭난 겁니다.

[인터뷰:박금자, 가게 주인]
"이전에는 여기가 집창촌이었는데, (이제는) 이 주위가 깨끗해져서 분식도 많이 드시러 오시고 술도 많이 드시러 오시고..."

하지만 특별법 시행 뒤에도 여전히 문을 닫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집창촌 가운데 하나인 '청량리 588'.

주상복합건물로 개발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업소 30여 곳에서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집창촌도 사정은 마찬가지.

경찰서에서 불과 500m도 떨어져 있지 않지만,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 미성년자출입금지라는 팻말 뒤쪽에는 성매매업소 수십 곳이 밤늦게까지 불을 켠 채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겁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통계에 잡힌 전국 성매매업소는 천8백여 곳.

집창촌은 지난 2002년에 비해 20여 군데 줄어든 40여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 업소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은 '확인된 인원만 5천여 명'에 달합니다.

문제는 암암리에 이뤄지는 성매매가 많아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수십 년 전부터 영업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경찰의 힘만으로 우리 경찰이 단속만 해서 저게 없어지겠습니까. 단속해서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진작 없어졌죠."

그럼에도 강력한 법 집행을 계속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인터뷰:양영웅, 20대]
"요즘 나쁜 일도 많고 하니깐 아예 근절하려면 확실히 단속을 강화해야 보호를 좀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찬성을 합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영, 70대]
"여성들이 말이야, 자기 개인적으로 직업적으로 자발적으로 그렇게 성매매하는 것은 좀 보호도 해주고 말이야 강력하게 단속하면 안 되지 않느냐 그 말이야."

성매매특별법 시행 10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집창촌'은 성매매를 둘러싼 논란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그대로 남아있음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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