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격투기 '투곤'...학대인가? 놀이인가?

곤충격투기 '투곤'...학대인가? 놀이인가?

2014.09.18.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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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종격투기 하면 떠오르는 대회 가운데 하나가 UFC죠.

그런데 혹시 GFC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곤충들의 격투기 대회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단순 놀이인지, 아니면 곤충 학대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으로 지네와 거미가 뒤엉킵니다.

두 곤충이 반응이 없자, 통을 손으로 툭툭 치며 싸움을 붙입니다.

이윽고 거미와 지네가 맞붙고 결국 거미는 다리가 떨어진 채 죽임을 당합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곤충 격투기대회인 이른바 GFC입니다.

지네부터 말벌, 사마귀와 전갈 등 출전하는 곤충 종류도 다양합니다.

곤충의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거나 체액이 흘러나오는 등 잔인한 장면이 그대로 방영됩니다.

[인터뷰:신수빈, 인천 삼산동]
"영상 자체가 징그럽고... 곤충들이 막 파괴될 것 같고... 이런 것 안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정수열, 서울 가양동]
"처음 보는 거니까 싸우는 게 조금 자극적이잖아요. 눈길이 가긴 했는데 재미로 본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곤충 격투기대회는 누적 시청자 수만 천만 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곤충에게 싸움을 붙이는 '투곤' 블로그도 이미 800여 개 이상입니다.

잔혹한 장면에 곤충 학대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상 불법은 아닙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척추가 없는 곤충은 '동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소연, 동물사랑실천연대 대표]
"생명에 대한 폭력성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사회가 이제는 동물보호법상의 동물은 안 들어간다 하더라도 인터넷상 다른 어떤 자료나 영상물을 올리는 다른 법과 관계된 것에서는 분명히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단순한 흥미와 재미를 맛보기 위해 시작된 곤충격투기 '투곤'.

곤충까지 싸움판으로 내모는 인간의 욕망이 또다른 학대는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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