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광릉요강꽃' 처음으로 싹 틔워

멸종위기 '광릉요강꽃' 처음으로 싹 틔워

2014.09.17.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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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물용 난이나 꽃, 주변에서 흔히 보는 것들인데 종자를 쓰는 값, 로열티를 외국에 내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 종자를 확보하는 연구는 미흡한데요.

국내 연구진이 멸종위기에 처한 광릉요강꽃의 종자를 틔우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늘진 숲 속.

부채 같은 잎사귀가 나직나직 펼쳐져 있습니다.

연보랏빛 꽃이 주머니 같기도 하고 매달아놓은 요강 같기도 합니다.

멸종위기종 1급인 광릉요강꽃, 큰복주머니란이라고도 부릅니다.

1931년 경기도 광릉에서 발견됐는데 이제는 덕유산, 천마산 등에 통틀어 천 개체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씨앗이 잘 맺지 않아 번식하기 까다롭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3년 동안 연구한 끝에 싹을 틔우는데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인터뷰:신동진, 종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터]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세 겹으로 이뤄진 종피(껍질)를 통해 양분과 수분이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처리한 데 있습니다."

나라마다 이렇게 종자를 확보하는 기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IMF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외국 기업들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청양고추는 미국, 시금치는 덴마크, 대파는 남아공에서 씨앗을 들여와 로열티를 내고 있습니다.

매년 농가에서 내는 로열티가 2백억 원에 달합니다.

카네이션 같은 꽃은 물론 난도 종자 자급률이 5%도 안 됩니다.

특히 국내 자생식물 연구가 미흡한 상황에서 광릉요강꽃 종자 발아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뷰: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생물종의 자원화로 전 세계적으로 생물 주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광릉요강꽃의 종자를 통한 정상 개체 확보 성공은 종보전 기반 확보와 함께 국가적으로 큰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실험실에서 피어난 싹이 실제 자연에서도 자라나도록 추가 연구를 거쳐 광릉요강꽃을 한국 고유난으로 상품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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