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 보다 복막투석 더 효과적

혈액투석 보다 복막투석 더 효과적

2014.08.18.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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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제구실을 못하게 되면 강제로 피를 걸러주는 투석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하는 혈액투석보다 간편하고 몸에 무리도 덜 주는 복막투석이, 치료 효과 면에서도 오히려 더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어 2년 동안 혈액투석을 받았던 나윤정 씨.

일주일에 세번씩 병원을 찾아 다섯 시간동안 혈액을 빼내 걸러내는 과정은 여간 힘들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나윤정, 콩팥병 환자]
"병원에서 누워있어야 하고, 몸도 내가 활동할 수도 없고, 음식도 먹을 수 없고 여러 가지로 너무 힘들었어요."

견디다 못해 복막투석으로 바꾼 뒤에는 새로운 삶이 열렸습니다.

하루 세번 본인이 주머니만 갈아주면 별 지장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막투석은 배에 수액을 넣으면 복막의 삼투압 작용으로 자동으로 노폐물이 걸러집니다.

이열규 씨는 복막투석을 한 채 힘든 벼농사와 마을 이장 일도 거뜬히 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열규, 복막투석환자]
"제가 벼농사를 2만 4천 평을 짓는데요, 아무 지장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다 하고 있고..."

대한신장학회 조사 결과 파트타임 이상 노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이 혈액투석환자 가운데는 32% 밖에 안 되지만, 복막투석 환자는 57%로 높았습니다.

여기에다 치료비도 혈액투석이 4배 정도 비쌉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투석 환자 열에 아홉은 복막이 아닌 혈액투석을 받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훨씬 힘들고 부담이 큰 혈액투석을 이처럼 많이 선택하는 이유는 그만큼 치료 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고, 콩팥을 이식받을 경우 1년 후 생존율은 복막투석 환자가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병원도 환자도 혈액투석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복막투석의 이점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김연수,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양쪽 치료에 효율에 차이가 없고 생존률에 차이가 없다면 사회활동으로의 복귀가 더 쉽고 기존에 하던 사회 생활과 직업을 유지하기 훨씬 쉬운 복막투석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이용돼야 하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투석을 해야 할 만큼 콩팥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입니다.

특히 콩팥병은 초기에 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 관심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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