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원정 성형' 브로커 활개...환자 피해 떠안아

[현장24] '원정 성형' 브로커 활개...환자 피해 떠안아

2014.08.01.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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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 병원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병원으로 연결시켜주며 수수료를 챙기는 불법 브로커들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데요.

의료 과실이나 성형 부작용이 일어날 경우 외국인 환자들은 그 피해를 오롯하게 떠안고 있다고 합니다.

임성호 기자가 짚어 봅니다.

[기자]

중국인 장옌 씨는 지난 2월 유명 성형외과에서 코 수술을 받은 뒤 보름 넘게 콧물과 고름으로 고생했습니다.

결국 한국에 다시 와서 재수술을 받았는데, 의사가 수술용 거즈를 실수로 빼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인터뷰:장 옌, 중국인 환자]
"수돗물처럼 콧물이 그치질 않았어요. 이렇게 코에서 액체가 계속 빠져나오니까 제가 이렇게 휴지를 꽂고 살았죠. 처음에는 일주일 정도 이랬는데, 콧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장 씨가 병원을 알선한 업체에 성형수술비로 낸 돈은 거금 2천5백만 원.

하지만 업체도, 병원도 막상 문제가 생기니 장 씨의 피해보상 요구는 나 몰라라 했습니다.

[인터뷰:브로커 업체 직원]
"대답 안 해요. 우린 지금 문제없어요."

[인터뷰:해당 성형외과 임원]
"(거즈를) 빼야 하는데 일부가 안 빠진 거죠. 3650만 원 달라, 10원도 깎아줄 수 없다더라고요. 그러면 저희는 못 드립니다. 그냥 알아서 하세요 하니까 피켓을 들기 시작한 거죠."

외국인 대부분은 장 씨처럼 알선업체 이른바 '브로커'에 모든 비용을 내고 원정 성형을 옵니다.

브로커가 관광코스를 짜듯 숙소와 함께 수술 일정을 예약해 두면, 환자는 따르기만 하는 겁니다.

[인터뷰:대형 성형외과 관계자]
"브로커들은 거의 상담하러 들어갈 때부터 같이 붙어 있고요. 수술하기 전에도 같이 있고, 수술하고 나서는 병원에서 호텔까지 데려가 주는 거죠."

문제는 환자들이 이런 브로커들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여행사처럼 일정을 짜고, 통역만 도와주는 업체로 위장하지만 사실상 특정 병원들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수수료를 챙깁니다.

[인터뷰:대형 성형외과 관계자]
"이런 곳 다 브로커죠. 사이트만 보면 그냥 병원들 광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업체가)병원들과 연결이 돼 있는 거죠."

환자들의 '원정 성형' 비용은 브로커를 거쳐 병원으로 넘어가는데 정상 가격보다 많게는 4~5배까지 불어납니다.

수수료 수십 퍼센트가 브로커들의 몫으로 미리 계산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대형 성형외과 관계자]
"1억 넘게 버는 브로커도 아주 많고. (수수료는) 30~50%까지 주는데, 보통은 수술한 후에 1주일 후에 브로커에게 주는 거예요. 현금으로 주고요."

의료법으로 환자 유치를 허가받은 업체도 많지만 브로커 대부분은 중국인 유학생이나 조선족, 한국 유학생들처럼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성형외과 상담실장]
"해외에서 연락이 와요. 주위에 환자 많으니까 알선해주겠다고. 유학생도 좀 있는 것 같고요. 불법이잖아요. 저희한테 처음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지난해 국내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은 만 오천여 명.

연평균 증가율이 77%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커지는 '외국인 원정 성형' 시장에 활개치는 무자격 브로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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