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했던 유병언 일가...89년 영상 입수

'부유'했던 유병언 일가...89년 영상 입수

2014.07.26. 오전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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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병언 씨가 숨지고 유대균 씨까지 검거되면서, 이제 관심은 수배된 유 씨의 나머지 아들, 딸에게 쏠리고 있는데요.

유 씨의 둘째 아들인 혁기 씨가 미국에서 직접 촬영한 홈비디오 영상을 저희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그동안 다른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장녀 섬나 씨의 20대 모습도 확인할 수 있고, 구원파 계열사를 통해 큰돈을 벌어들인 유병언 일가가 과거에도 얼마나 부유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1989년 2월.

유병언 씨가 신도들의 돈 수십억 원을 무단 사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해입니다.

차남 혁기 씨는 누나 섬나와 상나 씨가 사는 미국에 도착한 뒤 홈비디오를 찍었습니다.

[인터뷰:유혁기]
(이게 줌이 되는 거잖아. 알지?)
"네. 지금 녹음 다 되고 있다."

혁기 씨는 다른 사람에게 캠코더를 맡기고 여행 가방을 풀기 시작합니다.

당시 17살 고등학생에 불과한 혁기 씨의 가방에는 정장 여러 벌이 들어있고,

[인터뷰: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혁기) "나, 양복 세 벌이나 있다."
(섬나) "지금 찍는 거야? 불도 안 켜고?"

누나 섬나 씨에겐 자신의 50만 원짜리 가죽점퍼를 입어보라고 말을 건넵니다.

[인터뷰: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혁기) "이 점퍼다, 50만 원짜리."
(섬나) "한 번 보자. 50만 원 너무 비싸다."

그 당시 1인당 월평균 소득인 80만 원의 절반이 넘는 가격입니다.

[인터뷰: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혁기) "중공제 가죽 잠바다."
(섬나) "중공제는 어깨도 좁나?"
(혁기) "입어봐라."

고가품에 속하는 워크맨도 여러 개 있고,

[인터뷰 : 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혁기) "내 워크맨 두 개나 갖고 왔다."
(섬나) "빨리 내 선물 돌려줘."

거실에는 당시 가격이 백만 원에 달하는 피아노와 텔레비전, 부엌에는 오븐과 전자레인지도 있습니다.

[인터뷰:유혁기 지인]
"한국 일류 부엌보다 훨씬 더 나아요."

이 영상을 찍은 캠코더도 당시 백만 원에 호가하는 사치품입니다.

[인터뷰:유혁기]
(아저씨, 소리 안 나는데 찍는 거에요?)
"응."

아버지 유병언 씨를 향한 자식들의 애정은 두터운 모습이었습니다.

혁기 씨는 아버지의 사진을 여행 가방에 여러 장 갖고 있었고,

[인터뷰 : 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혁기) "아빠 사진도 있다."
(섬나) "어디 한 번 보자."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간단한 인사도 남겼습니다.

[인터뷰:유혁기·섬나 대화 내용]
(섬나) "아빠한테도 한마디 해야지."
(혁기) "아빠도 바이바이."

현재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섬나 씨도 아버지의 사진을 자신의 옷으로 닦으며 아버지를 그리워했습니다.

[인터뷰:유섬나]
"귀여운 아빠. OOO 같이 생겼어. 아빠 보고 싶다."

유병언 씨의 자식 가운데 유일하게 수배 대상이 아닌 둘째 딸 상나 씨도 아버지한테 다정하게 말을 남겼습니다.

[인터뷰:유상나]
"아빠, 이 방은 혁기 오면은 해주려고 놔뒀는데 혁기는 학교 가서 이제 할 수가 없다."

수배자로 도망 다니다 죽음을 맞이한 유병언 씨.

자식들의 영상메시지만이 마지막으로 남았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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