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고 미안해"...단원고 생존학생 도보행진

"서럽고 미안해"...단원고 생존학생 도보행진

2014.07.16. 오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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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로 친구들을 잃은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이 1박 2일 도보행진에 나섰습니다.

서럽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학교에서 출발해 희생자 학부모들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회의사당을 향했습니다.

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름 생활복 차림의 학생들이 안산 단원고 교문을 나섭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에서 구조된 2학년 생존 학생 38명입니다.

늘 함께 했던,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한 도보 행진입니다.

[인터뷰:단원고 학생 대표]
"저희는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친구들한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에 이렇게 나섰습니다."

가방에는 언제든 잊지 않겠다는 의미의 노란색 깃발을 꽂았습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짝꿍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아로새겼습니다.

목적지는 부모님들이 며칠째 밤을 지새우고 있는 국회의사당입니다.

[인터뷰:정동원, 생존학생 학부모]
"친구들 부모님 거기에서 단식을 하고 계시잖아요. 저희는 국회에 가면 들어가거나 부모님 접촉은 하지 않을 겁니다. 도착하면 버스 타고 내려 올 겁니다."

학교로 돌아오지 못한 희생 학생과 교사들을 기리면서 안산 시민들도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인터뷰:김경례, 안산시 선부동]
"이 길을 걷는 아이들에게 어쨌든 자기들만 살아 돌아왔다는 친구들에 대한 죄책감이 조금 더 덜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럽고 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길 위의 추모!

학생들은 서울 광명에 있는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아침에 다시 행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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