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2억?...판결문서 드러난 변호인 성공보수

무죄 2억?...판결문서 드러난 변호인 성공보수

2014.07.03. 오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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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조계에서 변호인 수임료, 특히 대형 로펌의 성공 보수 등은 비밀이었는데요.

대형 로펌의 한 전관 변호사가 받은 성공 보수가 억 단위라는 것이 소송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변호사 비용을 내지 않는 고객을 상대로 민사소송이 진행되면서 확인된 고액 수임료 구수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내 대기업 팀장이었던 A 씨는 지난 2011년 거액의 회사돈을 금융사에 예치해준 대가로 1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손꼽히는 대형로펌의 변호인을 선임했습니다.

검찰에서 8년 정도 일한 뒤 로펌으로 옮긴 지 1년 남짓 된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고, A씨는 함께 기소된 8명 가운데 유일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A씨가 주기로 한 성공보수를 차일피일 미루자 로펌이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양측의 계약 조건이 공개됐습니다.

착수금은 3천 만 원으로 계약 당시 지급했고, 성공보수는 판결에 따라 금액을 달리 했습니다.

무죄 확정판결을 받거나 검찰이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으면 2억 원, 집행유예는 1억, 3년 이하 징역형은 5천 만 원으로 했습니다.

A 씨는 '계약은 맞지만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성공보수가 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약속대로 2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함께 재판을 받은 7명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어려운 사건인데 변호사가 자료를 꼼꼼히 수집하는 등 상당히 노력했다는 겁니다.

A 씨가 계약 전에 다른 로펌과 상담했을 때 비슷한 수임료를 제시받았던 점도 고려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평검사 출신이니 이 정도지, 경력이 화려한 전관 출신들은 보수가 훨씬 높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단지 수임료가 비싸다고 해서 전관예우라고 보기는 힘들며 변호사의 노력과 역할, 재판 결과를 다각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관예우에서 비롯된 '관피아' 척결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판·검사 경력 만으로 수임료가 높아지는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YTN 구수본[soob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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