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또 별세...생존자 54명

위안부 피해 할머니 또 별세...생존자 54명

2014.06.08.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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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오늘 새벽에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소식은 들리지 않는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54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김선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영정 속 사진은 고운 모습 그대로입니다.

빈소에는 승려의 목탁 소리만이 한 많은 할머니의 넋을 위로합니다.

언제나 소녀같은 마음으로 살았던 배춘희 할머니는 휴일 새벽에 한 많은 91살 생을 마감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사죄는 끝내 듣지 못했습니다.

총리의 손을 잡고 아리랑을 부르던 할머니의 모습도 이제 영상으로만 남게 됐습니다.

[인터뷰: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노래도 좋아하시고 그림도 잘 그리셨어요. 누구에게나 잘 웃어주시는 참 소녀 같은 분이셨어요. 하지만 위안부 문제만큼은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셨죠."

지난 1923년에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배 할머니는 19살에 중국으로 끌려갔습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았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 생활은 4년이나 계속됐습니다.

광복이 됐지만 할머니가 돌아갈 자리는 없었습니다.

가족도 없었던 배 할머니는 지난 1997년부터 같은 아픔을 지닌 할머니들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배 할머니가 숨지면서 나눔의 집에 머물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9명으로 줄었습니다.

국내와 해외를 다 세어봐도 이제 피해 할머니들은 54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사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YTN 김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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