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삵'...북한산에 나타났다

멸종위기 '삵'...북한산에 나타났다

2014.05.13.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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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삵'...북한산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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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종인 '삵'이 북한산에 사는 모습이 처음으로 화면에 잡혔습니다.

삵은 우리나라 자연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인데, 생태계가 복원됐다는 중요한 증거라고 합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해가 저물기 2시간 전.

무인 CCTV 앞에 고양이 같은 동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살쾡이, 삵입니다.

냄새를 맡더니 영역 표시를 하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 우이령길.

움직임이 있으면 센서로 감지해 촬영하는 무인카메라에 잡힌 화면입니다.

삵이 활동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최병기, 국립공원관리공단 보전과장]
"작년에 (삵의) 발자국을 확인하고 나서 7대의 카메라를 집중적으로 설치해서 매주 모니터링을 해왔고, 1년 만에 동영상 촬영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삵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입니다.

주로 쥐나 새를 잡아먹는데, 맹수가 없는 우리나라 생태계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직접 삵이 확인된 것은 북한산 생태계가 되살아났다는 증거입니다.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40년 넘게 출입을 통제하면서 자연이 복원된 겁니다.

생태계가 풍부하게 살아난 이곳 우이령 지역에는 삵뿐 아니라 너구리, 족제비 같은 포유류와 멸종위기종인 미선나무 등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 웅덩이에는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청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도룡뇽 알도 있고, 멧돼지가 진흙 목욕을 한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2001년 자연자원조사 때만 해도 삵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샛길을 통제하는 등 생태계 보존에 꾸준히 힘을 기울이면서 지난 2010년 삵의 배설물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공단은 앞으로 우이령 지역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생태계를 관리할 계획입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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