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 입구 수놓은 추모 쪽지 물결

합동분향소 입구 수놓은 추모 쪽지 물결

2014.04.25.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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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사흘째입니다.

오늘도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올림픽기념체육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경수 기자!

그곳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도 이곳 합동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합동분향소 입구에는 조문객들이 남기고 간 추모 쪽지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애틋한 마음을 담은 쪽지 가운데 몇 개를 자세히 읽어드릴까 합니다.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이루다 학생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싶어 인천에서 새벽 3시에 차를 타고 왔다는 한 조문객은 "세상을 떠날 때는 혼자였고 외로웠겠지만, 지금은 수백만, 수천만 국민이 너희를 지켜보고 있고 슬퍼하고 있단다, 부디 따듯하고 밝게 웃으며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랄게"라고 쪽지를 남겼습니다.

아직 어린아이가 쓴 듯한 쪽지에는 "형, 누나들이 아프지도, 다치지도 않고, 슬픔도 없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삐뚤지만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꼭꼭 눌러쓴 글씨로 쓰여있습니다.

또, 자신을 신문기자라고 밝힌 한 쪽지에는 "날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들 눈물의 1할도 담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희망의 쪽지도 많았습니다.

한 중학생은 꽃 그림을 손수 그린 종이에 이렇게 썼습니다.

"주위 환경이 아무리 안 좋아도 필 꽃은 핀다고 하잖아요? 꼭 그 꽃이 되어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같은 또래 고등학생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노란 쪽지에는 "우리 같이 대학 가야지, 같이 공부하고 싶다"고 쓰여있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지금까지 이곳 합동분향소를 다녀간 조문객 수는 4만 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못다 핀 꽃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사람들로 분향소 앞에는 100미터 가량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고 늦은 밤까지 분향소를 찾아 애도의 마음 표했습니다.

오늘도 희생 학생 25명이 영면에 들어가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곳 합동분향소에는 이번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단원고 학생 86명과 교사 4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안산 올림픽기념 체육관에서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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