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입고 선실 대기...최악의 대처"

"구명조끼 입고 선실 대기...최악의 대처"

2014.04.24. 오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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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사고 정황을 보면 승객들에게 배 안에 있으라고 지시한 것이 희생을 키운 큰 원인이었는데요.

게다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 선실에 머문 것이 최악의 대처였다는 지적입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에 구명조끼는 충분했습니다.

사고 당시 배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들을 보면 승객 대다수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촬영하는 학생 목소리]
"살아서 돌아갈게."

안내 방송에 따라 배가 안전해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안내 방송]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

구명조끼를 입는 시점은 선장이 위험 상황을 판단해 지시합니다.

일반적으로 구명 조끼를 입은 승객이 상대적으로 구조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세월호는 달랐습니다.

현재까지 수습된 사망자들 가운데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이 90%에 이릅니다.

침몰 순간, 구명조끼를 입은 것은 필요한 조치였지만, 갑판으로 내보내지 않은 것이 상식을 벗어난 대응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인터뷰:김태준, 전 공주함 함장]
"구명조끼를 입고 외부로 긴급하게 나가서 대비를 하다가 최종 순간에 바다로 뛰어들어야 그게 맞는 거죠."

특히 선실에 물이 차면 구명조끼로 몸이 뜨기 때문에 탈출구를 찾기 힘들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많은 인원을 구조했던 한 해경도 선실 밖으로 나와있는 승객이 거의 없었다면서 안타까움을 털어 놨습니다.

[인터뷰:이형래, 목포 해양경찰청 경사]
"육안으로는 (배가) 45도 이상 기울었고요. (초기에) 해상에는 탈출하는 승객이 없었습니다. 퇴선 조치를 취해야 하는 선원들이 그 퇴선을 시켜야 하는 시기를 놓쳐버린 것 같아요."

목숨을 구한다는 뜻의 '구명' 조끼, 그러나, 선원들의 잘못된 지시로 최소한의 역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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