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손잡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2014.04.24. 오후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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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와 단원고에는 추모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희생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시민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감정이 허락된다면 그 허락된 감정마저도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애들아 정말 미안합니다. 너무 춥고, 무서웠을텐데 손잡아 주지 못했어. 미안해."

가족들 앞에서 슬퍼하는 것조차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차가운 바다에 있을 우리의 아들과 딸, 선생님에게 할 수 있는 건 '미안하다'는 말뿐입니다.

후배를 생각하는 선배의 걱정도 또박또박 써내려간 초등학생의 소원도 모두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안타까움에 달려 온 외국 승려와 시민들의 메시지가 단원고 앞을 노랗게 채웠습니다.

굳게 잠긴 교실에도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친구들의 염원이 전해졌습니다.

2학년 선생님들의 교무실.

자상했던 선생님들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선생님이 건네던 커피의 온기는 그대로인데 언제 함께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희생자들을 모신 분향소 입구에는 게시판이 마련됐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먼저 떠난 아이들을 애도하는 문구가 가득합니다.

분향소에는 전국에서 휴대전화 문자로 온 추모 메시지도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내 아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에 슬픔을 감추지 못한 시민들의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이 영영 먼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YTN 이승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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