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정 서류검사마저 '엉터리'

구명정 서류검사마저 '엉터리'

2014.04.24.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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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의 구명정 검사가 서류로만 이뤄졌다고 보도해드렸는데요, 이 마저도 엉터리였다는 정황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검사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서류가 먼저 작성된 상태였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여객선 안전검사를 맡고 있는 한국선급!

지난 2월, 세월호의 구명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위탁업체에 맡겨 검사했습니다.

한국선급이 작성한 최종보고서를 보면 마지막 점검 날짜는 지난 2월 13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위탁을 맡은 민간 정비업체 보고서 내용은 다릅니다.

일주일 간의 실험 기간을 거쳐 16일에 마무리된 것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실험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성능 시험에 통과된 것으로 기록된 겁니다.

한국선급이 최종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미리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인터뷰:정비업체 관계자]
"우리 검사를 보면, 실제적으로는 10일부터 16일까지 검사해서 17일에 세팅(구명정 설치) 마무리한 것으로 돼 있거든요."

이에 대해 한국선급은 납품업체 측 서류가 정식 보고서가 아니라며 13일에 서류점검을 한 게 맞다고 해명했습니다.

세월호에 실린 44개의 구명정 검사를 사흘 안에 모두 끝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그렇게 짧은 기간에 구명정의 작동 검사를 완벽하게 마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업계 관계자]
"2박 3일 안에 44개 한다는 것은 힘들다고 봐야죠. 사람이 잠 안자고 24시간 일할 수는 없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한 회사 일만 할 수는 또 없잖아요."

검찰은 최근 한국선급과 정비업체를 압수수색해 규정에 따라 구명정을 점검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가장 중요한 안전 점검이 대충 이뤄진 것인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안윤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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