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빚쟁이에서 2천억 자산가로!

2천억 빚쟁이에서 2천억 자산가로!

2014.04.23. 오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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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 빚쟁이에서 2천억 자산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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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부도와 함께 2천억 원대 빚더미에 앉았지만 10여 년만에 수천억 대 자산가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렇게 단기간에 재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횡령과 탈세 등 각종 불법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 하나를 끼고 건물 6개가 마주한 서울 역삼동의 상가 밀집지역입니다.

모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소유한 곳입니다.

공시지가만 210억 원, 실제 가치는 최소 5백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부동산 관계자]
"대로변 2개는 1억에서 1억 2천 보시면 되고요, 평당. 그리고 뒤에 있는 거는 8천 정도 보시면 돼요."

유 전 회장은 또 국내외에 수백억 원 규모의 호화 부동산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유병언 전 회장 전 토지 관리인]
"일반 법인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지만, 영농조합법인은 농지를 소유할 수 있으니까 영농조합법인을 몇 개 만들어서 그렇게 편법으로 했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1997년, 유 전 회장은 금융권에 2천억 원의 빚을 지고 파산했습니다.

하지만 17년 만에 가족 재산은 2천4백억 원, 회사 자산은 5천6백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유 전 회장은 두 아들과 부인을 앞세워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두 아들과 부인은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이를 통해 아해와 천해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일부 재벌의 지배 구조와 판박이로 닮아, 30여 개 계열사가 사실상 유 전 회장 휘하에 있는 겁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이처럼 단기간에 천문학적 규모로 재산을 증식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순환출자와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으로 경영권을 유지해 재산을 늘리는 동안 탈세와 횡령 등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무리한 확장과 경영으로 청해진해운을 부실하게 관리해 세월호 사고를 일으킨 간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를 향해 정면으로 칼을 겨누면서, 재기 이면에 숨겨진 위법 행위가 있는지, 그 진실이 밝혀질 지 주목됩니다.

YTN 권민석[minseok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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