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쇠봉' 대신 '밧줄'만

컨테이너 '쇠봉' 대신 '밧줄'만

2014.04.23. 오전 01: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세월호 침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배가 기울면서 컨테이너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것인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화물들을 단단한 쇠봉으로 고정해야 했는데 그냥 밧줄로만 묶어 놨다고 합니다.

최원석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월호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가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배가 기우는 방향으로 밀릴 대로 밀리더니, 잠시 뒤 하나둘 바다로 떨어집니다.

컨테이너 화물들이 제자리에 단단히 붙어 있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유는 쇠봉으로 선체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지 않고 밧줄로 대충 묶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세월호 고박작업 관계자]
"저희 쪽에 주는 장비 도구라는 게 컨테이너에 대해서는 쇠줄이라도 갖다 주는 게 아니라 밧줄을 주곤 하라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월호에 실린 화물은 차량 180대를 제외하고도 천 톤이 훨씬 넘습니다.

차량은 벨트나 체인으로, 컨테이너는 규격에 맞는 철근으로 된 쇠봉으로 고정돼 있어야 하지만, 지난해 3월 첫 출항 때부터 아예 이런 고정 장비조차 갖추고 있지 않아 작업 인부들조차 의아해했습니다.

[인터뷰:세월호 고박작업 관계자]
"첫 출항 때부터 사람은 타고 물건은 올라오고, 작업을 해도 장비가 필요한데 없으니까..."

하지만 선주인 청해진해운도, 운송을 전담한 화물업체도 개선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인터뷰:화물업체 관계자]
"원래는 선사에서 다 해서 줘야 합니다. 국제선은 선사가 모두 줍니다."

이런 엉터리 화물 고정, 즉 고박 때문에 결국 오른쪽으로 급히 돌던 세월호에 실려 있던 화물은 고박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렸고 배는 침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세월호 작업 인부들은 여객선에 어떻게 화물을 실어야 하는지 정확한 업무 지침도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세월호 고박작업 관계자]
"우리는 지침서도 몰라요 그냥. 우리 노동자가 관리자 시키는 대로 할 뿐이지 지침서가 어떻게 되는지 규정이 뭔지 압니까?"

승객 수백 명과 제대로 고정도 안 된 컨테이너와 화물 수천 톤이 실린 배를 바다로 내보낸 해운사의 안전불감증.

1년을 겨우 넘긴 세월호의 불안한 항해는 결국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YTN 최원석[choiw8888@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