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방송 불가'...왜? 의문 증폭

'탈출 방송 불가'...왜? 의문 증폭

2014.04.21.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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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사고 당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됐다는 게 생존자들 증언인데요.

그런데, 진도 관제센터 교신 내용을 보면 세월호는 탈출 방송을 할 수 없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불가능했는데, 왜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은 나온 것인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9시 23분.

이미 50도 가량 기울어진 세월호와 진도 관제센터의 교신이 이뤄지던 시각입니다.

진도 관제센터는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방송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불가능하다고 답합니다.

[인터뷰:진도 관제센터]
"경비정 도착 15분 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 동의 착용토록 하세요."

[인터뷰:세월호]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인터뷰:진도 관제센터]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랍니다."

[인터뷰:세월호]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

반면, 당시 배 안에서는 대기하라는 방송이 거듭 흘러 나왔습니다.

남성 목소리입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안내 방송]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

안내 방송에 따라 승객들이 대기하는 모습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전 9시부터 30분 동안 숨진 승무원 박지영 씨가 무전기로 조타실에 승객들을 비상 탈출 시켜야 할지를 거듭 물었지만 답신이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결국 안내데스크에서 계속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반면, 선박직 승무원들은 무전기로 서로 소통을 했고 조타실에 모였다 9시 40분쯤 탈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터뷰:심동보, 예비역 해군 제독]
"방송의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많은 내용을 담을 필요도 없습니다. 선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지금 이런 상황이다. 모든 승객들은 외부 갑판으로 나오십시오'(라고 방송을 했어야 합니다.)"

조타실과 3,4층 안내데스크에 있는 승무원들만 무전 소통이 안 된 것인지, 안내데스크 방송은 가능했지만, 조타실에서 전체로 내보내는 방송이 고장났던 것인지, 아니면 방송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거짓이었는지, 대형참사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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