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펴진 구명정...서류점검만 받았다"

"안 펴진 구명정...서류점검만 받았다"

2014.04.20.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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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한 두 개 밖에 작동하지 않았던 '구명정', 평소 어떻게 점검했던 것일까요?

정부 위탁기관인 한국선급은 두 달 전 세월호에 대한 점검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판정했지만 기껏 서류 점검만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윤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월호의 구명정은 지난 1994년 일본에서 건조될 때부터 사용됐습니다.

무려 20년이나 써왔기 때문에 더욱 치밀한 안전점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위탁으로 점검 책임을 맡은 한국선급은 그 동안 단 한번도 구명정의 실제 작동 여부를 시험해 보지 않았습니다.

실제 작동 시험은 전남의 한 구명정 납품업체가 맡았습니다.

선박안전법을 보면 정부가 우수사업장을 지정해 점검을 맡기고, 한국선급은 업체 측이 제출한 서류만 검토해도 되도록 돼 있습니다.

[인터뷰:해양수산부 관계자]
"모든 공무원들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면 지금 인력 갖고는 할 수 없을 것 아닙니까? 우수사업장이란 제도를 이용해서 민간업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게 하고..."

승객들의 '목숨줄'인 구명정의 점검을 이해관계가 얽힌 민간 업체가 담당하는 '주먹구구식'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하태경, 새누리당 국회의원]
"다시 말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죠. 이러니 배 안전에 구조적 문제가 있어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도는 후퇴했습니다.

2008년 우수사업장 제도가 마련되기 전에는 정부나 기관 관계자가 직접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해당업체는 안전점검을 철저히 했고 배가 뒤집힌 채 침몰해 구명정이 떠오를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미작동률이 95%가 넘었습니다.

허술한 안점점검 규정이 인명피해를 더 키운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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