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한 주말...축제·행사 취소 잇따라

숙연한 주말...축제·행사 취소 잇따라

2014.04.19.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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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창 나들이 인파가 늘어날 주말이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사회 각계의 많은 축제나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걷기 대회 인파로 가득해야 할 남산 백범광장, 그런데, 몇몇 가족 외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예정했던 남산 100만 인 걷기 대회가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흥선, 서울 화곡동]
"취소된 내용을 모르고 나왔습니다만, 전 국민이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눈다는 그런 (의미에서는 괜찮습니다.)"

이 걷기 대회를 비롯해 서울시는 5월 초까지 개최하려던 행사 16건을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했습니다.

[인터뷰:김태균, 서울시 기획담당관]
"5월까지 예정된 행사들을 다 취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행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문화공연이나 이런 부분은 일체 배제하고..."

주말이면 각종 축제로 북적이는 광화문 광장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이번 주말에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관련 행사와 직거래 장터 등 행사 3건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뒤로 보이는 것처럼 행사는 모두 취소됐고, 광장은 비어 있습니다.

종교계도 예정했던 행사 대신 특별기도회 등을 열고 있습니다.

조계종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기획했던 연등축제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인터뷰:혜일스님, 조계종 문화부장]
"슬픔을 같이 하자는 입장에서 3천 배를 기획해서, 생존자들의 무사 안온과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극락왕생을 비는 그런 뜻에서..."

이맘 때면 전국을 수놓는 봄꽃 축제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노동계는 각종 집회와 투쟁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고, 스포츠계는 야구나 축구 경기 때 응원전은 자제하고 조용히 경기만 치르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계도 제작발표회나 야외 공연은 대부분 취소했습니다.

비탄에 잠긴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 직접 나서서 도울 순 없어도 아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만은 가득한, 어느 때보다 숙연한 주말이었습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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