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남은 선원들도 있었다

끝까지 남은 선원들도 있었다

2014.04.18.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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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몰 여객선에는 승객들을 버려두고 먼저 몸을 피한 무책임한 선장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끝까지 배에 남아 있던 40대 선원은 사고 한 시간 뒤 가족들과 마지막 통화를 하고는 끝내 연락이 끊겼습니다.

선장보다 더 선장다웠던 선원들의 이야기, 우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객선이 빠른 속도로 기울어가며 바닷속으로 잠깁니다.

[인터뷰:세월호 교신, 지난 16일 사고 직후]
"지금 배가 많이 넘어갔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 주십시오."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 씨의 부인도 배가 침몰하던 오전 10시쯤 사고 소식을 접합니다.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어렵게 통화된 남편의 첫마디는 홀로 남겨질 두 아들과 아내 걱정이었습니다.

[인터뷰:안소현, 양대홍 사무장 부인]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면서 통장에 돈 있으니까 그걸로 아이들 등록금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상황을 다시 묻자, 배가 많이 기울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배에 탄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통화는 이내 끊겼습니다.

[인터뷰:안소현, 양대홍 사무장 부인]
"지금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이들 구하러 간다는 말이 마지막이었어요."

침몰 이후 가족들이 소방당국을 통해 추적해보니 양 씨의 휴대전화는 침몰 사고 해역 근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끝까지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실종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양대환, 양대홍 사무장 형]
"동생은 평상시 정신상태(사명감)가 투철했습니다. 남을 아낄 줄 알고..."

가장 먼저 시신으로 발견된 여승무원 박지영 씨의 책임감도 빛났습니다.

학생들에게 일일이 구명조끼를 나눠주면서도 자신은 괜찮다며 최후까지 승객을 지켰습니다.

나 먼저 살자고 배와 승객을 버리고 먼저 배를 떠난 선장, 선장보다 더 선장다웠던 책임감을 보인 일부 선원 가족들은 그래도 미안함에 끝내 눈물을 떨궜습니다.

[인터뷰:양대환, 양대홍 사무장 형]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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