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정규직 미끼...구직자 두 번 운다!

[현장24] 정규직 미끼...구직자 두 번 운다!

2014.03.05. 오전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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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되는 취업난 속에, 특히나 정규직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인데요.

이런 와중에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인턴사원들에게 스마트폰을 강매하고,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퇴사까지 시키는 한 휴대전화 방문판매업체가 있어서 구직자들이 두 번 울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업준비생 유영훈 씨는 한 업체의 구인공고를 보고 솔깃했습니다.

학력과 나이 제한 없이 인턴만 끝나면 바로 관리직 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유영훈, 업체 전 정직원]
"나이나 학력, 경력, 스펙 이런 거를 보지 않고 100%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는 내용이 가장 많이 와 닿았었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잠시!

회사는 유 씨를 포함한 인턴사원들에게 난데없이 휴대전화를 팔아오라고 요구했습니다.

스마트폰을 30대 이상을 팔아야 정규직으로 바꿔줄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건 겁니다.

[인터뷰:김은중, 업체 전 인턴사원]
"스마트폰 30개를 팔면 정규직이 되고, 30개를 팔지 못하는 경우에 바로 해고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회사가 인턴에게 판매를 강요한 휴대전화는 출시된 지 1, 2년이 지나 시중에서는 사실상 공짜폰으로 팔리던 것들이었습니다.

판매가 시원치 않으면 가족들이라도 동원하도록 압박했습니다.

[인터뷰:업체 지사장]
"3일 안에 추가 개통이 안 나오면 어느 자식 XX든 어머니, 아버지가 있어요. 아니면 여자친구가 있든... 그런데도 얘가 안 변하잖아. 죽여야 해(해고해야 해)."

게다가 영업용으로 써야 한다며, 갓 입사한 인턴들에게까지 스마트폰을 팔았습니다.

현행법, 즉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연한 불법이지만, 업체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뜁니다.

인턴들에게 휴대전화를 팔아오라고는 했지만 강매가 아니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업체 관계자]
"누가 그런 소리를 해요? 그런 허위를... 그런 일 없어요. 걱정하지 마시고요."

한 대기업 통신사는 계열사를 통해 이 업체에 스마트폰을 공급하면서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지만, 해당 업체가 직영이 아닌 휴대전화 판매점이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대기업 통신사 관계자]
"정말 공식 대리점이면 저희는 책임을 통감하겠죠. 그냥 통신사의 판매점이라고 해야지 맞는 거거든요."

최근 정규직 전환을 내세워 이처럼 인턴사원들에게 무리한 영업을 강요하는 업체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위험 기업 명단을 확인하고 면접 후기를 꼼꼼하게 찾아봐야 합니다.

[인터뷰:성수용, 금융감독원 민원조사팀장]
"힘든 취직난 속에서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학생들을 끌어모아 물품을 사게 강매하고 거액의 빚을 떠안게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 절박한 처지에 놓인 청년 구직자들!

얄팍한 상술에 답답한 가슴만 더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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