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집세'...세 모녀의 쓸쓸한 죽음

'마지막 집세'...세 모녀의 쓸쓸한 죽음

2014.02.28. 오전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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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 세 명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하다는 쪽지와 함께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70만 원이 놓여 있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석촌동의 단독주택!

타다 남은 번개탄 두 장과 이불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서랍 위에 자리 잡은 화목한 표정의 가족사진!

일주일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입니다.

세 모녀가 살고 있던 곳은 지하 1층에 있는 단출한 방 두 칸짜리 집이었습니다.

60살 박 모 씨와 두 딸은 12년 전 남편을 떠나보낸 뒤, 빚에 시달려왔습니다.

딸들은 신용불량자가 됐고, 식당에서 일하던 박 씨는 한 달 전 불의의 사고로 집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숨진 이들 옆에 놓여 있던 건 편지봉투 한 장!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하다는 글씨가 적혀 있었고, 마지막 공과금과 집세 70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임 모 씨, 집 주인]
(평소에 공과금 잘 내셨죠?)
"전부 다, 한 푼도 10원 하나 안 밀렸어."

10년 넘게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마지막 길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세 모녀!

경찰은 모녀가 생활고 비관 때문에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빚이 엄청나게 많았었나 봐요. 딸들도 결혼도 못 하고 신용불량자에요. 큰딸은 당뇨병과 혈압까지 오고..."

빚 때문에 생활고와 신용불량, 병까지 안게 된 모녀의 쓸쓸한 죽음에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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