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산 항공착륙장치 '오류'...안전 구멍

단독 국산 항공착륙장치 '오류'...안전 구멍

2014.02.11. 오전 05: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YTN은 오늘부터 국내 공항에 설치된 안전장비의 문제점을 기획 보도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위해 한국공항공사가 공급한 국산 정밀착륙장치 문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 전용기가 뜨고 내리는 서울공항을 포함해 국내 공항 곳곳에서 심각한 오류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만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997년 괌 대한항공 추락사고!

정밀계기착륙장치인 ILS 고장 때문이었습니다.

ILS는 항공기에 주파수를 보내 알맞은 각도로 활주로 중간에 정확히 착륙하도록 이끄는 장치입니다.

[인터뷰:최공순, 김포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
"항공기가 공항에 접근할 때 저시정 상에서 ILS 장비가 없다면 절대 항공기는 공항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포함해 국내외 내외빈이 사용하는 서울공항은 몇 달째 ILS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국공항공사가 자체 개발해 설치한 국산 ILS가 국토교통부의 비행 검사에서 번번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전 대통령 기장]
"ILS가 없으면 당연히 공항 운영에 심각한 제한이 됩니다. 운영 제한치가 엄청나게 높아져요."

역시 공항공사가 설치 중인 사천공항은 10차례나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국토부 비행점검센터 관계자]
"서울공항과 사천공항에 설치 중인 국산 ILS는 지형보다는 장비 결함으로 오류가 난다는 판단입니다. 재정비를 요청하는 내용의 최종 불합격 보고서를 작성 중입니다."

이미 이 장비를 운용 중인 제주공항은 최근 주파수를 생성하는 송신기에 문제가 생겼고, 청주공항은 겨우 비행검사에 합격했습니다.

[인터뷰:이성태, 한국공항공사 R&D센터 차장]
"기술적으로 기준치 이내에 있지만 조금 코스가 와이드해졌다."

한국공항공사가 ILS를 처음 제작해 설치한 건 지난 2009년!

말썽이 잇따랐고 정부는 급기야 지난 2011년 국산장비에 대한 검사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인터뷰:국토교통부 관계자]
"새로운 제품 형태로 만드는 것들은 최소한 시험을 하고서 설치하도록 규정이 돼 있어요."

하지만 이후에도 성능은 개선되지 않았고, 지난 2012년 정부는 한국공항공사가 비행 안전성을 소홀히 한다는 내부 보고서까지 냅니다.

심지어 최초 개발업체조차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너무 성급히 도입했다고 증언합니다.

[인터뷰:최초개발업체 관계자]
"잘 몰랐다고 하는 사실 아니면 변명할 거리가 없겠죠. 너무 쉽게 봤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장비인데..."

그런데도 한국공항공사는 지형 문제와 안정화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인터뷰:김병노, 한국공항공사 안전시설본부장]
"비행기에서 보면서 밑의 한 칸을 좀 올려라, 옆으로 빼라, 전체 높이를 올려라, 방향을 틀어라 이러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거든요."

항공기 사고 대부분은 착륙과 이륙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승객들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국산 계기착륙장치가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YTN 이만수[e-manso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