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히 숨져간 '기러기 아빠'

쓸쓸히 숨져간 '기러기 아빠'

2013.11.09. 오후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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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던 50대 기러기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평소 외로움을 호소하던 이 남성은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강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연립주택.

이곳에 살고 있는 53살 이 모 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친구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이 씨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인터뷰:이웃주민]
"계속 누가 문을 두드리면서 앞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경찰이 왔다고..."

이 씨의 집에서는 타다 만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이 씨는 5년 전쯤 아내와 두 아들을 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

전기기사로 일하면서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려 왔습니다.

[인터뷰:유가족]
"버는 대로 부치고 그랬는데 취업이 안 되니까 최근에 조금 마음이 급박했던 것 같아요."

유서에는 몸과 정신 건강을 모두 잃었다며 지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이웃들과 별다른 왕래 없이 지낸 이 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외로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인터뷰:이웃주민]
"식당에서 아는 형님을 만났다 그러는데 외롭다고 많이 그러셨다고...자기는 기러기 아빠라고,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안 좋다고..."

[인터뷰:유가족]
"우리 대한민국 기러기 아빠들의 숙명이죠 뭐."

경찰은 현장 감식과 유가족 조사를 토대로 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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