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건물에 일반인 입주?

예술인 건물에 일반인 입주?

2012.10.05.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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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정부가 수백억 원을 지원해 예술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창작 공간이 지난해 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일반인들이 들어와 주거 시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문을 연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의 예술인 센터입니다.

순수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국제적인 예술 교류의 장으로 만든다는 취지를 인정받아 정부 예산 260여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10평 남짓되는 방 100개는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

일반인들을 상대로 오피스텔 임대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입대 사업자]
(일반인도 가능해요?)
"그럼요. 그분들도 하시는데 일반인도 입주합니다."

실제 예술인이 사용하는 방은 30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예술인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애초의 취지가 무색해진 겁니다.

1,000석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었던 공연장은 예산 부족으로 짓다 만 채 방치돼 있습니다.

복합 예술 공간으로 연수입 60억 원이 기대된다며 정부 예산을 타 썼지만,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수백 억 빚더미에 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인터뷰:황의철,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너무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던 때라 원활치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우리 신임 집행부는 혼신을 다해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 가겠습니다."

국회 문방위는 예술인센터 건립 책임을 졌던 이성림 예총 전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잘잘못을 따질 예정입니다.

[인터뷰:홍지만, 새누리당 의원]
"국가 예산으로 지어진 건물이고 또 예술인을 위한다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지어진 건물인데 이런식으로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이용되고 있고 전혀 감시도 없다는 게 (말이 안됩니다.)"

예술인 지원은커녕 방만한 운영과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아까운 혈세만 날렸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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