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구슬'로 간암 치료..."생존율 3배"

'미세 구슬'로 간암 치료..."생존율 3배"

2012.09.26.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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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은 암에 걸려도 초기에 발견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중기 이상 진행되면 수술도 어려운데, 항암제가 농축된 미세한 구슬을 몸 안에 넣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법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2달 전 간암을 발견한 70대 환자입니다.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몸 상태라 걱정이 많았는데, 항암제를 간암 부위에 직접 넣는 치료법으로 암세포가 3분의 2 이상 사라졌습니다.

[인터뷰:박영래, 간암 환자]
"암이 발견됐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절제 수술은 안 되고 '색전술'이라는 시술을 대동맥을 통해서."

바로 구슬형 항암제를 집어넣어 암 세포를 공격하는 '미세구 색전술'이라는 치료법입니다.

구슬 크기는 백에서 3백 ㎛, 1㎜를 천 분의 일로 나눈 크기로 눈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습니다.

간암 환자의 몸 안에 들어가는 항암제입니다.

항암제가 농축된 미세한 빨간 구슬이 29만 개나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맥을 통해 간으로 들어간 구슬은 1주일에서 최대 2주일 동안 꾸준히 항암제를 방출합니다.

항암제가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흘러나오기 때문에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송명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치료 반응이 초기에 빨리 와서 병이 계속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구슬에 붙어 있는 항암제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항암 효과를 주기 때문에."

이러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 60여 명을 조사해보니 구슬 항암제를 이용하지 않은 기존 치료법보다 생존율이 3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간암은 발병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이 15%밖에 안 되는데 새로운 치료법이 생존율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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