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까지...무섭게 퍼지는 학교 폭력

초등학생까지...무섭게 퍼지는 학교 폭력

2012.01.09.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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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는 학교 폭력의 실태가 속속 드러나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따돌림과 집단 폭행, 노예 개념의 '빵셔틀'이 일상화된 가운데 최근에는 초등학교에서도 학교 폭력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폭력으로 얼룩진 우리 학교의 현주소를 안윤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물고문까지 당했던 대구의 중학생, 왕따 신세를 비관했던 대전의 여고생.

이들은 지난달 또래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미 관행이 돼 버린 돈 상납에, 학교 운동장에서는 성폭행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또다른 학교에서는 안경이 부러질 정도의 집단폭행이 3년 동안이나 계속됐습니다.

[인터뷰:학교 폭력 피해 학생]
"학교가 원망스러워 나가기도 싫고, 누가 나 안 건드려줬으면 했고..."

마치 노예처럼 주어진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빵셔틀', '와이파이 셔틀'이 등장하는 등, 갈수록 잔인하고 교묘해지는 학교 폭력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이 집계한 학교 폭력 심의 건수는 지난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한 뒤, 그동안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다 지난해 7,800여 건을 기록했습니다.

처벌을 받은 가해 학생들도 6천 2백여 명에서 2만 명으로 세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최근에는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도 학교 폭력에 적극 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해 학생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처음 학교 폭력을 저지른 시기를 초등학교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신순갑,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
"10년 전에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 (학교 폭력의)주된 연령층이었지만, 현재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년으로, 주 연령층이 3년마다 한 학년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학교 폭력으로 자살을 선택한 학생 수는 알려진 것만 37명.

하지만 전문가들은 숨겨진 학교 폭력이나 드러나지 않은 자살 사건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보호 속에 자라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학교 폭력의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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