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묻지마 살인 "집 나간 아내와 닮아서..."

또 묻지마 살인 "집 나간 아내와 닮아서..."

2011.06.03. 오후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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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5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을 골목길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집 나간 아내와 닮아 화가 났다는 게 범행 이유였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란색 점퍼를 입은 남성이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골목길을 걸어옵니다.

이 남성은 잠시 뒤 안 주머니에 흉기를 숨기며 자리를 피합니다.

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여성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뒤 쓰러집니다.

저녁 6시쯤, 직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남성은 근처에 살던 54살 이 모 씨.

이 씨는 집에서 나와 처음 본 여성인 피해자를 뒤따라가 이곳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했습니다.

[인터뷰:박귀덕, 이웃주민]
"이미 폭포수처럼 피가 솟아오르더라고요. 분수대처럼. 그걸 수건으로 틀어막고..."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이유는 여섯 달 전 가출한 아내와 뒷모습이 비슷해서였습니다.

[인터뷰:이모씨, 피의자]
"부인이 11월에 가출했어요. 전화도 안 받고 그래서 적개심에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씨는 집을 나간 아내와 딸이 돌아오지 않자 여성에 대한 증오심을 계속 키워왔습니다.

[인터뷰:장성원,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과장]
"지나가다가 여자들을 보면 전부 다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증오를 표출하는 이른바 '묻지마 살인'은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억눌린 분노 감정들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을 때 자신이 의도했던 대상자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는 피해자를 특별한 동기 없이..."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묻지마 살인.

여성들의 불안감은 또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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