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굶겨죽인 부부, 게임 속 '가상 딸'엔 정성

딸 굶겨죽인 부부, 게임 속 '가상 딸'엔 정성

2010.03.04.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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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온라인 게임에 빠져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한 부부가 구속됐죠.

그런데 이 부부는 사이버공간에서 소녀 캐릭터를 딸처럼 키우는 게임을 즐기다 친딸을 굶어죽게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상공간에서 전투를 벌이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이 게임엔 특별한 기능이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작고 귀여운 여자 아이 캐릭터를 데리고 다닐 수 있게 됩니다.

옷과 장신구를 사줄 수 있고, 심지어 블로그에 육아일기까지 쓰면서 딸처럼 키울 수 있습니다.

'게임 중독'으로 생후 3개월된 딸을 굶겨죽인 41살 김 모 씨 부부도 이 게임에 심취했습니다.

하루 대여섯 시간은 기본이었고, 딸을 낳고 난 다음부터는 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10시간 이상 게임에 빠져 친딸은 제쳐두고, 게임 속 '가상의 딸'을 키우는데 열중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욱 게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게임물에 대한 사회적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녹취: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예를 들자면 사용시간이나 접속 횟수를 제공해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중독 증세를 의심해야 한다는 경고문 같은 걸 내보낼 수 있을 거고요."

게임을 못하게 한다며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에서부터, '가상 딸'에 집착하다 친딸을 굶겨죽인 부부까지.

게임 중독의 부작용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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