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도 흔적을 남긴다'

'장갑도 흔적을 남긴다'

2009.09.24.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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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장갑도 실이나 짜인 모양에 따라 지문처럼 특이한 접촉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장갑을 낀 채 범행을 저지른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이 전국의 장갑을 수집해 분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부터 2년 동안 부녀자 1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정남규.

요리조리 경찰 수사를 피해갔지만 문고리에 장갑흔적이 찍히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처럼 범행 현장에 남은 장갑이나 신발 자국 같은 사소한 흔적이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충남경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장갑 접촉 흔적을 지문처럼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5년 동안 전국에서 300여 개의 장갑을 수집해 섬유 조직과 접촉면의 특성 등 장갑의 고유 흔적을 세분화했습니다.

[인터뷰:최철균,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현장에서 장갑흔을 채취하면 구축된 장갑관리 시스템에 의해서 범인의 생활습관, 생활정도, 그 다음에 판매처를 확인해서 추적할 수 있게끔..."

실제로 지난 7월 충남 아산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 용의자를 잡는 데 장갑흔적 데이터베이스가 활용됐습니다.

지문과 족적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수년 전 구축돼 현재 범인 검거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만 5,000여 개의 족적 데이터는 범인 발자국 만으로 신발 종류와 구입경로를 추적할 정도로 정교함을 자랑합니다.

[인터뷰:박석원,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족적의 문양을 입력을 하게 되면 컴퓨터가 후보군을 찾아 줍니다. 그 후보군을 각각 현장 족적과 비교하여 감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찰은, 앞으로 장갑흔적 데이터를 더 보강하고 새로 공구흔적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증거조작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범행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기법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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