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축제' 폐지...사후 약방문

'억새 축제' 폐지...사후 약방문

2009.02.10. 오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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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번 참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인재였다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창녕군은 억새 태우기 행사를 폐지하기로했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억새 태우기를 보러 온 등산객은 2만 5,000에서 3만 명 가량, 그런데 행사장에 배치된 안전 요원은 400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 억새밭 18만 5,000㎡를 태우면서 군청이 준비한 소화 장비는 150여 개의 등짐 물 펌프와 휴대용 소화기가 전부.

등짐 물 펌프는 잔불 정리에 주로 쓰는 것으로 수십 미터씩 불길이 치솟으며 확산되는 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특히 안전을 위해 30에서 50m의 방화선을 구축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배종언, 창녕군 문화관광과장 ]
"사고가 난 지역에 갑자기 그런 돌풍이 불면서 그런 사고 난 것 같습니다."

행사 장소 역시 사방 대부분이 성곽으로 둘러 쌓여 있어 4개의 문이 주요 통로로 쓰였습니다.

불이 번질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대피하려다 보니 극도의 병목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유식, 국제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어느 정도 방화선이 구축돼 있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생기면 주위 사람들은 대피하기 어렵고 열기를 마시게 되고 연기로 인해 피난이 어렵고 시야가 확보 안 되고 여러 가지로 문제가 발생하죠."

창녕군은 이런 문제점들이 지적되자 억새 태우기 행사 자체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억새 태우기 행사는 안전성의 문제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결국 참사가 나고서야 폐지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화왕산 참사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축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YTN 박종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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