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하이마트 일부 지점장들 갑질...실적 압박에 욕설까지

[취재N팩트] 하이마트 일부 지점장들 갑질...실적 압박에 욕설까지

2018.11.13.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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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가전제품 판매점인 롯데하이마트의 일부 지점장들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수시로 실적을 강요하고 욕설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신윤정 기자!

우선 이번에 드러난 실적 강요 사례부터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기자]
인천에 있는 하이마트 매출 3위 지점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지점장 조 모 씨가 직원들에게 실적과 매출을 강하게 압박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점장의 직원 압박은 주로 토요일 아침 조회 시간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지점장인 조 씨는 협력업체 직원 20여 명, 정직원 10여 명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 직전 조회를 열고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각종 폭언과 막말은 예사였고, 매출에 따라 내려지는 평가에서 지점이 나쁜 평가를 받았다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조 모 씨 / 하이마트 인천 ○○점장 : 배드(나쁨) 나왔어. 굿(좋음)이 아니라 배드 나왔다. ○○점에서 처음이야, 인마 내가. 3년 동안 있으면서 이 XXX야! 어! 극복 못 하면 네 월급 다 토해내. 짜증 나 죽겠어, 아주.]

[앵커]
그런데 하이마트 지점장이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매출 압박을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욕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매출이나 실적을 높이라는 지시는 자사 직원에게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롯데하이마트 지점장이 협력업체 판매사원에 대해서는 관리 감독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매장에 있는 직원 가운데 60~70% 정도가 인력업체의 파견사원인데요.

대규모유통업법 등에 따라 롯데하이마트가 지시를 내리면 불법 파견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하이마트가 매입해서 이윤이 높은 상품들을 포함해 팔아야 할 제품과 수량까지 할당해 판매를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악성 재고라고 해서 오래 안 팔린 물건들은 개인 카드로 결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전직 협력업체 직원의 폭로도 나왔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협력업체 전 직원 : 운 좋게 만 원짜리 3만 원짜리 퇴출 재고가 걸리면 고객에게 주든가 내가 결제해서 쓰면 되는데 카메라 렌즈나 노트북이나 이런 게 운 나쁘게 걸리면 그걸 제 카드로 결제해서 중고나라에 팔라고 강요하죠.]

[앵커]
해당 지점장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나요?

[기자]
어제 해당 지점을 찾아가 지점장을 만나봤는데, 대체로 시인하고 있습니다.

욕설 등에 대해서는 근무 기강을 다잡기 위해서였고, 실적 강요는 더 높은 매출을 내기 서로 관심을 갖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협력업체 직원들과는 서로 돕는 상생의 관계이고 그들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조 모 씨 / 하이마트 인천 ○○점장 : (좀 오래 남아 있는 재고를 직원들한테 하나씩 떠넘기셨다고 하던데 그건 왜 그러신 거예요?) 떠넘긴 건 아니고 서로 관심을 갖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이게 판매가 되니까 잠깐 부담을 줬다가 다른 분한테 판매되면 해제하고 했어요.]

[앵커]
그런데 이런 식의 실적 압박이 비단 이 지점만의 일이 아니라고요?

[기자]
부산에 있는 다른 하이마트 지점장에 대해서도 저에게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역시 실적을 강요하기도 하고, 휴무를 조정하거나 출퇴근 시간도 임의로 조정했다는 겁니다.

이번에 제보가 들어와 보도한 곳은 지점 두 곳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곳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 고위 관계자는 회사 감사실 등으로 다양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실제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가 내려진 사례도 최근 여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사적인 차원에서 기업문화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단체 채팅방 개설 금지, 자율적 휴무 운영, 출퇴근 시간 준수와 함께 판촉인력의 실적 관리 금지가 주된 내용입니다.

회사 역시 문제점을 알고 있고 개선에 나선 만큼 실제 판매 현장에서도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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