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 달 유류세 인하"...배경과 논란 관심

"이르면 다음 달 유류세 인하"...배경과 논란 관심

2018.10.15.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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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부진과 고용 악화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경제 활성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류세 인하 시점과 시행 시기, 인하 폭 등은 경제 활성화 대책과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데,

10% 안팎의 유류세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유류세가 인하될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기획재정부 출입기자 연결합니다. 오인석 기자!

정부가 기름값에 붙는 유류세를 내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 같은데, 10% 정도 인하할 것 같다 면서요.

[기자]
네, 주요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김 부총리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공식화하면서 내수 침체와 극심한 고용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과 서민들을 돕기 위한 정부 대책이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류세를 내려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면 경제활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 섭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1배럴에 80달러를 넘어섰고, 주말은 거치며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 리터에 1,680원 선을 넘었습니다.

크게 오른 국제유가로 영세사업자와 서민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휘발윳값이 절반은 세금입니다.

교통과 에너지 등 기본세금에 탄력세율이 적용되고 여기에 주행세와 교육세가 붙으면 휘발유 유류세는 746원 입니다.

휘발윳값의 45.5% 정도가 유류세인 셈입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10% 낮추면 휘발유는 약 4.9%, 경유는 3.9%, LPG 부탄은 2.2%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납니다.

휘발유는 1 리터에 82원, 경유는 57원, LPG 부탄은 21원 싸집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유류세 인하 폭과 시행 시기를 함께 확정할 예정인데, 유류세를 10% 내리고, 이르면 다음 달 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6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나라 재정 때문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 결정이 쉽지 않은데요.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자]
네, 나라 살림을 관리하는 재정 당국 입장에서 세수의 주요 세목 가운데 하나인 유류세를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 입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 여파로 2천 년에 2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또 글로벌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가 10% 인하된 적이 있습니다.

외부경제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졌을 때만 내릴 정도로 정부의 유류세 인하 결정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유류세를 인하카드를 꺼내 든 셈입니다.

정부가 한 해 거둬들이는 유류세 규모는 26조 원 수준으로 연간 유류세를 10% 인하하면 2조 6천 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정부가 세금이 덜 걷히는 것을 감수하고 유류세 인하에 나서는 것은 나라 안팎의 경제 변수가 녹록치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유가의 고공행진, 신흥국 위기 확산, 국내 고용 둔화, 설비투자 급감 등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부상하면서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세금이 잘 걷히고 있는 것도 유류세 인하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세수 호조세가 지속 되면서 올해 8월까지 세금은 213조 2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3조 7천억 원이 더 걷혔습니다.

[앵커]
유류세 인하가 정작 서민층보다 부유층에 더 큰 효과가 있어 논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유류세 인하가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 6.3배 이상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휘발유 소비량이 저소득층인 소득 하위 20%는 한달 평균 13.1 리터에 그쳤지만, 소득 상위 20%는 82.5 리터에 달했다는 겁니다.

서민들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데 반해, 고소득층은 자가용을 주로 타고 다녀 유류세 인하가 소득 양극화를 더욱 확대시킬 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 입니다.

이르면 다음 주 발표 예정인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과 유류세 인하 결정에 서민들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정교화된 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기획재정부에서 YTN 오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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