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은산분리 통과 가능할까?

[생생경제] 은산분리 통과 가능할까?

2018.09.20.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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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은산분리 통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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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은산분리 통과 가능할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늦게 남한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돌아오시면 오늘 생생 인터뷰에서 다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챙기실 것 같은데요. 바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 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공식적으로 추진한 지 약 40일 만에 관련 법안이 국회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무사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는 건데요. 어떤 의미인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이하 김광석)>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요. 은산분리에 대한 내용, 개념을 조금 설명해주실까요?

◆ 김광석> 일단 은산분리를 이야기하기 앞서서 금산분리를 먼저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금융자본이 있고요. 산업자본이 있어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것이 금산분리 원칙입니다. 그런데 금융 자본 중에 보험과 관련된 자본도 있고, 증권과 관련된 자본도 있고요. 은행과 관련된 자본이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금산분리 원칙은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삼성 그룹을 논한다고 하면, 삼성 그룹 내에서 삼성 증권이나 삼성 화재나 삼성 생명에 서로 지분이 분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산업 자본이 금융 자본의 소유는 허가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금산분리 원칙은 없는 건데, 단 은행자본. 은행자본에 대한 소유는 허가하지 않은 상태. 그렇기 때문에 은산분리 원칙이 지금 존재하는 상태였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은행과 산업자본의 소유를 분리하는 것. 그게 은산분리라고 했는데요. 그러면 그동안 왜 은산분리를 한 겁니까?

◆ 김광석> 은산분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산업자본이 있어요. 쉽게 말해서 실물 기업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국내 대기업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 대기업들이 금융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거죠. 그래서 금융 지배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있을 텐데, 그런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는 것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얘기는 대기업 총수가 자기가 소유하고, 자기가 경영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 산업자본이 자본 내에 금융, 특히 은행 산업을 가지고 있을 경우 사금고화한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이렇게 금융 지배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런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금 말씀 주신 것처럼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특수성이 있단 말이에요. 재벌 기업, 이런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규제를 해왔는데요. 그렇게 많은 시민단체와 진보적인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주장했는데, 진보 정권의 대통령이 이 부분을 이제는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고 언급한 거예요.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 김광석> 일단 세계적으로 인터넷 전문 은행이 등장한 지가 정말 오래됐습니다. 옆에 있는 일본 같은 경우도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전문 은행이 등장했었고, 특히 일본의 사례가 극단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은산분리 규제 원칙이 굉장히 낮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형 유통사,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 이런 다양한 기업들이 이미 인터넷 전문 은행을 론칭했었거든요. 은산분리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원칙은 굉장히 완화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규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지속하다 보면,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터넷 전문은행을 포함한, 그 밖에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그 규제 때문에 산업의 성장이 계속 저해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신규 산업들이 계속 등장해서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해야 하는데, 이런 기존의 규제, 여러 가지 규제 중 하나가 은산분리 원칙도 하나의 규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 규제 때문에 신산업이 등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요. 나중에 세계 전역에서 이런 플랫폼 기업이 등장했을 때, 만약 규제가 완화되는 순간 우리는 플랫폼 경쟁력이 열위 하니까 아예 우리나라의 주요 먹거리 자체가 사라지는 모습을 두려워하는 겁니다. 우리의 중, 장기적인 미래를 그릴 때, 규제를 완화해서 신규 산업이 계속 등장할 수 있도록 하고요. 그 신규 산업이 우리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규제 완화가 필요한 것이고요. 규제 완화라는 대전제 하에서 은산분리 원칙도 허물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기본적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4차 산업 관련된, 새로운 기술에 관해서는 늘 같이 따라오는 논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은산분리를 반대하는 쪽 입장에서는 인터넷 전문 은행은 은산분리와 전혀 상관이 없다. 현재 카카오뱅크도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 영업 잘하고 있고, 케이뱅크가 사업 못 하는 건 사업 자체의 문제인 것이지 그게 은산분리하고는 상관없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광석> 여러 가지 입장들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항상 어떤 정책들이 입안될 때는 그것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집단이 있기 때문에요. 조금 비슷한 예로 차량 공유 서비스, 카카오그룹에서 그런 것을 론칭하려고 하는데요. 이것은 신규 비즈니스이고, 세계적으로 다 성장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지금 택시 산업에서 반대를 하는 겁니다. 역시 어떤 특정 산업이 등장하고, 신규 산업이 론칭될 때 그것에 따라서 피해를 보는 업종이 분명히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그런 문제는 이해관계가 기업 대 기업, 산업 대 산업인데, 이것 같은 경우에는 반대하시는 분의 입장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했을 때 결국은 대기업 위주로 가게 되고, 서민들이 피해 볼 것이다. 2011년도 저축은행 사금고화 문제도 그랬고요. 그런 식의 문제라고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거든요.

◆ 김광석> 네, 그런 식의 입장은 흔히 말하는 재벌, 재벌들의 사금고화. 이것을 강조하면서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에 말씀드렸던 기존 산업의 반대와는 조금 결이 다른 색깔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주로 참여연대, 그리고 경실련, 이런 시민사회 단체가 법안이 국무정무위를 통과하자, 다음 단계로 얘기할 수 있는 법사위 논의를 앞두고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는데요. 여기서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재벌의 사금고화가 더 촉진될 수 있고, 그러면 금융사 최대 주주가 있을 때에만 산업 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25% 보유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새로운 방안들도 계속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조금 반대 입장인데, 이것 관련해서 대안을 제시해서 내놨죠.

◆ 김광석> 그렇죠. 대안으로서 제시한 것이죠.

◇ 김혜민> 그래서 어찌 되었건 이 안이 여러 가지 논란 끝에 올라가 있는데요. 원래 오늘 오후 두 시에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섯 시로 미뤄졌다고 하더라고요. 여전히 논쟁 중이라는 거예요.

◆ 김광석> 굉장히 논쟁이 많죠.

◇ 김혜민> 특히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반대했었는데, 인제 와서 문재인 대통령이 그 얘기를 했으니 하는 것이냐,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이게 통과될까요?

◆ 김광석> 일단은 여야의 갈등도 물론 있고요. 기본적인 정책의 방향성도 있고요. 굉장히 혼란스러운 입장인 것은 맞습니다만, 규제 완화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요. 다른 대안들, 아까 박영선 의원의 대안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그 밖의 대안을 통해서라도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요. 이제 이 법안을 이야기할 때 재벌 문제를 얘기하는데요. 가장 이견의 지점이 재벌의 인터넷 은행 진입이었다고 하더라고요. ICT? 이게 뭡니까?

◆ 김광석> ICT는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이고요.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는 주요 기반 기술들입니다. ICT 기술 기업하면,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도 ICT 기술 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SKT나 KT와 같은 통신 기업들도 ICT 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포털 사이트, 네이버라든가, 카카오와 같은 그룹들도 대부분 ICT 기업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이 ICT 사업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 집단은 예외로 하자는 안을 여당이 내놨는데, 또 야당 쪽에서는 반대했다면서요?

◆ 김광석>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ICT 기업에게는 은산분리 원칙을 조금 완화해주고, ICT 기업이 아닌 기업들에게는 완화하지 말자. 재벌도요. 삼성 그룹은 ICT 그룹이에요. SK도 ICT 그룹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예를 들면, 농심 그룹 해보겠습니다. 롯데 그룹 해볼게요. 물론 ICT 그룹이 맞아요. 전 산업에 걸쳐서 ICT 화가 이미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요. 한 가지 논란은 어디까지가 ICT 기업이냐, 라는 논란도 있고요. 그리고 ICT 기업이라고 분리를 하더라도, 이 기업들은 인터넷 전문 은행을 차별적으로 인정해주고, 이쪽은 인정해주지 않으면, 역시 형평성의 원칙에서 어긋나잖아요? 그런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ICT 기업 집단이라는 개념을 설정해서 진입을 허용하도록 하는 것은 특혜다. 그런 부분에 대한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까 전에 일본 관련된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미국이나 EU는 어떻습니까?

◆ 김광석> 대부분 은산분리 원칙이지만, 현재 법안의 추진 배경은 기본적으로 은행은 아니지만, 인터넷 전문 은행에 한해서는 은산분리 원칙을 허물어뜨리자, 이런 입장인데요. 인터넷 전문 은행이 이미 도입된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 일본, EU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은산분리 원칙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우리보다 훨씬 완화되어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산업자본이 4%만큼의 은행 자본을 소유할 수 있다고만 제한해놨어요. 그런데 미국의 경우에는 25%로 훨씬 더 많이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소유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훨씬 완화되어 있는 형태는 맞죠. 일본이나 EU 같은 경우는 원칙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고, ICT 기업이 인터넷 전문 은행을 론칭하면, 그 후에 있는 여러 가지 있는 사금융화라든가, 부작용들이 있을 경우에 후속적으로 규제를 마련해주는, 선 산업 후 규제, 이런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훨씬 완화되어 있는 상태고요. EU가 가장 재밌는데요. EU는 원래 유럽 연합이라는 경제 협력이 체결되어 있지 않습니까? 아주 쉽게 이야기하면 FTA 같은 것이 체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유럽 연합에서는 이쪽 나라에서 허가가 되면, 예를 들어서 영국에서 허가가 되면, 프랑스에서도 자동 허가예요. 마치 서울에서 허가받으면 부산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듯이 영국에서 하면, 프랑스에서 할 수가 있어요. 이런 식으로 규제가 완화된 형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순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EU보다 규제가 강화된 상태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차이점은 뭐냐면, 앞에 이미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는 특수성이 있다는 거죠. 이런 나라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예요. 그 기업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와, 그러니까 주주죠. 주주와 경영자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재벌 기업들이 소유하고, 같이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특수성 때문에 맞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로운 완화된 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게 통과가 된다고 해도 보완이 되거나 주의해야 할 점이 반드시 있을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있다면요. 어떤 부분들이 있을까요?

◆ 김광석> 계속 이야기했듯이 시민권에서 주장하는 표현이 “삼성 은행은 반대”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산성 은행이라는 얘기는 여러 산업 자본이 예를 들어서 삼성 인터넷 은행이라고 하면, 인터넷 은행을 통해서 자금을 모으고, 어떤 특정 산업에 투자를 진행할 수 있고요. 거기서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거기서부터 나오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작용들이 가장 우려되는 것이고, 그것이 흔히 말하는 사금융화죠. 금융기관은 독립성이 어느 정도 전제가 되어서 저축자와 투자자가 분리되는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요.

◇ 김혜민> 공공성을 띠고 있는 거죠.

◆ 김광석> 그렇죠. 그런데 어떤 특정 산업자본이 그것을 사적으로 사용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특히나 어떤 특정 자본이 이쪽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만약 집중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기존 금융권들은 자본 규모가 줄어들겠죠. 그러니까 산업 자본의 사금융화가 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많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혜민> 그래도 업계에서는 오매불망 은산분리 완화를 기다릴 텐데요. 아직까지 들어온 소식은 없는데요. 기업들도 이런 우려를 잘 아실 테니까 관련 업계들도 이 법안이 통과가 된다면, 주의하셔야 할 것 같고요. 정부에서도 우리가 지금 이야기 나눈 것처럼 보완해야 할 것들을 법으로 확실하게 보완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은산분리 규제 완화 통과를 앞두고,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광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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