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대책에도 시장은 '시큰둥'...주택 공급이 변수

고강도 대책에도 시장은 '시큰둥'...주택 공급이 변수

2018.09.01. 오전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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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지난 월요일, 서울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공공택지를 통해 짓겠다는 신규주택이 언제, 어디에 공급될지가 앞으로 집값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하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작구의 아파트 단집니다.

올해 초 10억 원 정도였던 85 제곱미터짜리 분양권은 최근 15억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이곳 시세가 급등하면서 주변 아파트값도 들썩거렸고, 동작구는 지난달 27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나승성 / 동작구 공인중개사 : 정부 정책으로 기대 심리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시장 상황은 그렇지 않아요. 꾸준히 호가도 올라가고 매수 문의도 많고….]

'마스터 플랜' 기대감으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었던 용산 지역은, 박원순 시장이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힌 후 매수자들이 다소 신중해지긴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없습니다.

[설혜정 / 서울 용산구 공인중개사 : 박원순 시장의 계획 철회 후 매수 문의가 줄긴 했지만 호가가 크게 떨어지거나 급매물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지난달 30일 당정청 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대폭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역시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정부가 지난해 출범한 뒤 10여 개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놨지만 먹히지 않자, 이제는 백약이 무효라고 여기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존에 확정된 14곳 외에도 30곳의 공공택지를 더 개발해 30만 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대책도 구체적 장소와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투기 수요를 잠재우기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전국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고 서울도 96%에 이릅니다.

전세나 월세가 아닌 자가에 살고 있는 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공급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린 게 문제라는 얘깁니다.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 랩장 : 주택의 총량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 자족 기능이 있고 인프라가 좋은 곳에 단기간에,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는지가….]

결국 주택의 양보다는 질이 관건입니다.

정부가 공공택지를 개발해 공급하는 신규주택이 직장과 가깝고 아이 교육하기도 좋은 곳에 살고 싶은 실수요를 얼마나 분산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집값 향방에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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