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스마트 시대에 메시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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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1. 오후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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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스마트 시대에 메시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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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스마트 시대에 메시지 전략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유승찬 <메시지가 미디어다> 저자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피디로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들께 제가 늘 하는 대답이 있습니다.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는 것인데요. 물론 YTN 라디오가 뉴스 보도 채널이기 때문에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볼 수는 없지만요. 좋은 강연자, 저자들을 마음껏 부를 수 있습니다. 오늘 초대석도 사심이 담긴 초대석이라는 걸 미리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없는 분들 거의 없으시죠. 스마트폰 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존경쟁의 시대. 스마트폰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오늘 알려드릴게요. <메시지가 미디어다>의 저자 유승찬 대표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유승찬 대표(이하 유승찬)>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유승찬 대표의 전공은 사실 경제가 아니라 정치에요.

◆ 유승찬> 네, 정치 컨설팅 일을 하고 있고요. 다수의 선거 캠페인에 참여해서 저는 주로 메시지 전략과 온라인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요. 선거가 없을 때가 있잖아요. 요즘 같은 때에는 지자체나 대학에 커뮤니케이션 관련 컨설팅을 하거나 말씀하셨듯이 책을 쓰거나 주로 강의를 많이 하고요. 최근에는 메시지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오늘 메시지에 대한 내용, 특히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텐데요. 먼저 정치 전략을 짜주신다고 했으니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략을 짜는 게 무엇인지가 궁금해요.

◆ 유승찬> 일단 선거는 전체적인 판세를 분석해서 전략을 짜잖아요. 그다음에 프레임을 만듭니다. 프레임은 자기가 유리한 위치에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거고요. 전략과 프레임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저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많이 보셨겠지만, 좋은 메시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실수로 무너지는 정치인들도 꽤 있잖아요.

◇ 김혜민> 많이 봤죠.

◆ 유승찬> 메시지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특히 스마트폰 시대,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창구가 너무 많아졌잖아요. 메시지를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메시지에 더 집중해야 하는, 실수도 줄어야 하는, 이런 상황입니다. 사실 미국 정치 컨설팅 계에서도 푸념이 나오는 게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가장 투자를 덜 하는 분야도 메시지다,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 김혜민> 중요한데 그만큼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신가요?

◆ 유승찬> 메시지라는 게 언뜻 보면 말이라는 게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보면 비슷하게 생각하잖아요. 좋은 메시지를 만드는데 투자를 덜 하다가 나중에 큰코다치는 경우가 많죠.

◇ 김혜민> 이런 것인 것 같아요. 말이 그냥 한다고 말이냐, 우리 이런 말도 있는데 특히 정치인이나 교사나 종교인이나 아니면 저 같이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말 한 마디가 주는 중요성과 무게가 굉장하단 말이에요. 물론 보통 사람들도 그렇죠.

◆ 유승찬> 마찬가지인데요. 특히 말로 먹고사는 분들, 이런 분들한테는 정말 중요하죠. 말이라는 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요. 슬프게 하기도 하고요. 감동을 주기도 하잖아요. 특히 여기는 경제 프로그램이니까 최근 들어서는 기업도 메시지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어요. 그래서 세계적인 국내외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체 뉴스룸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 김혜민> 기업 안에요? 그건 PR 하고 다른 건가요?

◆ 유승찬> 다르죠. 옛날에는 기존 언론사의 보도 자료를 내면 되지 않았습니까? 어떤 일이 있을 때요. 그런데 지금은 다들 자체 소셜 미디어 계정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급하기 위한 뉴스룸을 만들고 있고요. 또 하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 임원이나 혹은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메시지가 중요한데요. 심지어 축구 감독의 메시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언제 경험했어요?

◇ 김혜민> 히딩크요.

◆ 유승찬> 히딩크 기억나는 거 있어요?

◇ 김혜민>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 유승찬> 그만큼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라는 것은 순간적으로 선수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뭉쳐서 파이팅하게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감독의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하죠.

◇ 김혜민> 그렇죠. 그 메시지가 결국 팀원들을 움직이고, 그게 또 선순환이 돼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되니까요. 기업은 당연히 목표가 이익을 내는 건데, 좋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메시지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거죠.

◆ 유승찬> 중요하죠.

◇ 김혜민> 그래서 기업인들이 SNS 같은 것을 많이 합니까?

◆ 유승찬> SNS를 많이 하는 것. 저는 이렇게 얘기를 해요. 누구나 SNS를 하잖아요. 많이 하는 건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전송할 것이냐가 중요한데, 저는 좋은 메시지는 새로운 질문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에 따라서 어떤 가치 있는 메시지가 나올 것인가가 결정되는데요. 저는 요즘에 강의 다니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평범한 기업은 무엇을 질문합니다. 제품에 대한 질문을 하죠. 특별한 기업은 하우(How), 어떻게를 질문해요. 이것은 기술과 디자인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위대한 기업은 와이(Why), 왜를 질문합니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지금 애플이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넘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잖아요. 스티브 잡스는 제품을 먼저 팔지 않았어요. 혁신이라는 기업의 가치를 먼저 팔고, 그다음에 기술과 디자인을 얹고, 마지막에 제품을 팔았어요. 그런데도 신제품이 나오면 신제품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사용자들이 밤새 줄을 서서 그 제품을 샀잖아요. 그것은 가치를 먼저 판매했기 때문이에요. 현대 기업에서는 가치와 기업의 스토리를 파는 곳이 미래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애플 이야기하셨는데, 스티브 잡스를 직접 만나신 적이 있어요?

◆ 유승찬> 네, 저는 <스크린>이라는 옛날 잡지가 있었잖아요. 제가 그 잡지 편집장을 했는데요. 지금은 없어졌는데, 보통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면 전 세계 기자들을 불러서 월드 프리미엄이라는 행사를 합니다. 그때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서 방황하다가 픽사 스튜디오를 인수합니다. 그래서 거기서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요. 기억나실 거예요. 토이스토리, 기억나시죠? 토이스토리 후속작이 벅스라이프라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제가 벅스라이프 때 초청을 받아서 가서 스티브 잡스를 직접 인터뷰를 했습니다. 물론 인증샷을 안 찍어서 굉장히 후회하고 있습니다만요.

◇ 김혜민> 그러면 그때 그가 대표님께 줬던 수많은 메시지들을 들으셨을 것 아니에요?

◆ 유승찬> 네, 그런데 저는 그때 영화 잡지 편집장이어서 스티브 잡스 얘기보다 존 레스터라는 영화의 감독 이야기를 더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스티브 잡스는 주로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인재들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채용했는지를 강조했고, 존 레스터는 이런 말을 했어요. 그 말이 저는 기억이 나요. 3D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더니 존 레스터가 이런 표현을 썼어요. 첫 번째는 스토리이고, 두 번째도 스토리이고, 세 번째도 스토리입니다. 그 말이 저는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메시지라는 게요. 본인들이 관심 갖는 분야의 메시지는 더 귀를 기울여서 듣게 되잖아요. 그래서 아마 스티브 잡스라는 대단한 사람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편집장 신분이셨기 때문에요.

◆ 유승찬> 그 가치를 잘 못 알아본 거죠. 제가.

◇ 김혜민> 네, 그렇죠. 그리고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셨는데, 우리가 계속해서 말을 했던 메시지를 말하는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말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으니까 나한테 관심 갖는 사람만 내 메시지를 들어주는 게 아니잖아요.

◆ 유승찬> 그럼요.

◇ 김혜민> 그런 경우에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메시지에 있어서요.

◆ 유승찬> 그렇죠. 사람들은 지금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해요. 특히 스마트폰 시대는 우리가 뭘 찾지 않아도 들어오는 정보가 너무 많잖아요. 저는 99%의 소음을 뚫고 도달한 1%의 신호, 이것은 메시지라고 정의했어요.

◇ 김혜민> 그림이 그려지네요.

◆ 유승찬> 그래서 신호를 발신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그러려면 가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여러 가지 요소가 있고, 책에는 제가 9가지 원칙을 얘기했지만, 그걸 다 얘기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 한 가지만 얘기하면 소셜 미디어 시대라는 것은 옛날에는 아주 공적이고 가치 있는 얘기만 하면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 개인의 경험과 이야기가 결합됐을 때 메시지의 파급력이 커집니다.

◇ 김혜민> 지금 그 메시지를 정의하신 그것은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인가요?

◆ 유승찬> 그렇죠.

◇ 김혜민> 그러니까 예전에는 공적인 가치나 좋은 말, 소위 말하면 들으면 교훈적인 말. 이런 것들을 담으면 됐지만, 스마트 시대에는 거기에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 유승찬> 제가 느끼는 것은 가령 시민운동 단체들이 있다고 치면요. 예전에는 보편적 가치, 독재 타도, 민주주의, 이런 이야기만 해도 사람들이 호응했잖아요. 그런데 지난번 촛불 집회를 보면, 거기에는 수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스피치가 있었고, 그것이 광장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타고 전 국민에게 전송됐잖아요. 그들이 왜 그런 정부의 비리에 대해서 분노했고 민주주의를 원했는지가 그들의 경험에 비추어서, 가령 아이를 셋 키우는 엄마는 엄마의 관점에서 아이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 이런 절실한 개인의 스토리가 결합되면서 메시지의 파급력이 커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분노하는 지점이라든지, 원인이라든지, 이유는 공통적이었지만 그게 나의 사적 경험에 있어서 발현되고 적용되는 것은 다 다른 것이니까요. 그 이야기를 같이한다면 그만큼 파급력이 어마어마해진다는 얘기죠.

◆ 유승찬> 그렇죠. 그래서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예요. 그 정치인이 살아온 인생에 비추어서 할 법한 이야기를 했을 때 파급력이 크죠. 평생 그렇게 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어느 날 선거할 때만 그런 얘기를 하면 호소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거죠.

◇ 김혜민> 생각난 게 MB가 대통령 나올 때 국밥집인가요? 그것도 그런 건가요? 경제와 자기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었던 이야기를 결합한 건가요?

◆ 유승찬> 결합한 거라고 볼 수 있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나왔을 때 행정 수도 이전이라는 공약을 걸었잖아요. 파급력이 굉장히 컸잖아요?

◇ 김혜민> 아주 큰 이슈였죠.

◆ 유승찬> 그런데 그것이 설득력을 가졌던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울에서 나오면 국회의원이 되는데, 굳이 이걸 거부하고 부산으로 내려가서, 그러니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 부산에서 계속 떨어졌잖아요. 그런 정치적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방 분권의 상징인 행정 수도 이전이라는 정책 공약이 더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저는 오히려 얘기를 들으니까 스마트 시대의 메시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유승찬> 메시지는 원래 진실하고 믿을 수 있을 때가 제1원칙입니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원래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얘기하면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건데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나는 왜 방송을 하는가, 여기에 대답하는 메시지가 가장 호소력이 있습니다. 가치를 담은 메시지가요. 예나 지금이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경우와 공적 가치를 결합시키는 것도 원래 그런 메시지의 특징 중 하나인데요.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는 일단 짧아야 합니다.

◇ 김혜민> 이건 노하우인가요?

◆ 유승찬> 굉장히 중요한 일이죠.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있잖아요.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 메시지를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영향력만큼은 존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 김혜민>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의 영향력.

◆ 유승찬> 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모든 주류 언론과 싸웠어요. 선거할 때도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어요. 140자 트위터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길게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메시지를 짧게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 김혜민> 어려워요. 편집할 때도 짧게 편집하는 게 제일 어려워요.

◆ 유승찬> 우드로 윌슨이라는 미국의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 자기한테 누가 2시간 동안 연설하라고 하면 자기는 하나도 준비하지 않고 가서 2시간을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나한테 10분짜리 연설을 요청하면 자기는 2주일 동안 밤을 새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심지어 어떤 상황을 140자로 정리해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굉장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죠. 첫 번째 짧아야 한다는 거고요. 두 번째 아까 얘기했던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중요해졌고요. 그래서 우리가 기업들이 뉴스를 만들고 하는 것도 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것이거든요. 가령 이 제품이 이렇게 훌륭하다고 얘기하는 것만은 부족한 거죠.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 가령 스타벅스의 페이스북 광고를 보면, 지구의 날 같은 때 있잖아요. 그러면 지구가 보이는 바다 해변 벤치에 남자와 여자가 다정하게 사랑하는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올립니다. 그러면 뭔가 스타벅스 커피가 중간에 있어요. 그러면 마치 스타벅스가 지구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 김혜민> 대단하네요. 그림 한 장으로요.

◆ 유승찬> 그림 한 장으로 스타벅스의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그런 것들이 또 인스타그램이나 이런 데서는 굉장히 많이 퍼지는, 영향력 있는 메시지가 되기도 합니다.

◇ 김혜민> 짧아야 한다, 또 경험이 결합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이게 스마트 시대의 메시지 특징 말씀해주셨어요. 지금까지는 메시지를 주는 쪽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사실은 사람들 중 대부분은 메시지를 주는 일보다는 듣는 일을 더 많이 합니다. 메시지를 아까 99%의 소음 중에 1%를 받아들이는 거라고 이야기해주셨는데요. 도대체 이 1%를 어떻게 선택하고 수용해야 합니까?

◆ 유승찬> 이게 어려운 얘기에요.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 네이버 댓글 조작 문제, 이런 것들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스마트폰 메시지를 받는 사람, 수용자 입장에서는 그냥 즉각적 수용성이라는 경향을 가져요. 우리가 종이로 읽을 때는 여백이 있잖아요? 생각의 여백이 사라지는 문제가 생겨요. 그것이 집단극화나 인터넷 부족화라고 불리는 현상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거든요. 이것이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비판적 사고와 질문이 빠진, 지식을 수용하는 것인데요. 이것을 우리가 뭐라고 하냐면 ‘구글노잉’ 시대라고 얘기를 해요. 모든 지식은 구글이 알고 있다고 우리가 인식하는 거예요. 모르는 게 있으면 구글에 검색해보면 된다는, 실제로 지식 습득의 의존성이 생겼어요.

◇ 김혜민> 진짜 모르는 게 없던데요?

◆ 유승찬> 그렇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네이버를 많이 쓰죠.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지식 그 자체가 아닌 거죠, 이제는. 지식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너무 중요해졌죠. 어떻게 하면 지식을 이해할까, 이게 참 어려운 문제에요.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생각의 여백이 사라지고, 그러면 대결이 극화되잖아요. 자기와 생각이 조금만 다르면 배제하고, 혐오하고, 우리가 요즘에 얘기하는 일베, 워마드,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요. 너무 혐오적인 얘기들이 많이 돌아다니잖아요. 여기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일단 첫 번째가 공론장이 무너지고 있어요. 민주주의 공론장이 무너지고 있어요.

◇ 김혜민> 사실 민주주의의 핵심인데요.

◆ 유승찬> 보세요. 우리나라에 불편한 용기가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페미니즘에 대한 공론장이 형성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전 이게 너무 안타깝고, 공론장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정치권도 해야 하지만, 언론도 해야 하고, 시민사회도 해야 하는 거죠. 한 가지 저희가 팁을 드리면 저는 그래서 너무 스마트폰에만 빠져있지 말고, 다양한 종류의 오프라인 모임을 많이 해서 사람들을 대면하는 면적을 의식적으로 넓혀야 할 것 같아요.

◇ 김혜민>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과 형태로 돌아가야 하네요.

◆ 유승찬>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괴물이 아니잖아요? 같이 모이다 보면 다 내 친구이고, 친구의 친구이고, 가깝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인데, 온라인에만 갇혀있다 보니까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 김혜민> 대표님, 시간이 별로 없어요.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것 중 하나는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보고, 이렇게 하라는 말씀해주셨어요.

◆ 유승찬> 오늘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면 한 문장으로 된 자신만의 메시지를 가지려는 노력을 청취자분들이 하시면 삶이 훨씬 더 풍부해질 겁니다. 이 말씀 드리겠습니다.

◇ 김혜민> 스마트폰 시대의 메시지 전략, 한 마디로 정리해주셨어요. 한 문장으로 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행복해질 것이다. 오늘 함께해주신 <메시지가 미디어다>의 저자, 유승찬 대표님 고맙습니다.

◆ 유승찬>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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